초유가 ‘신(神)의 한 방울’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살리는 다양한 성분이 초유(初乳) 속에 담겨 있는데, 이는 인간의 평생 면역력을 좌우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초유의 핵심은 면역을 강화하는 면역 물질과 노화 증상을 막아주는 다양한 성장인자다. 이 두 가지 성분이 체내에 충분해야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면역이 중요한 시대다. 면역 물질은 우리 몸을 보호해주고, 체내의 바이러스나 유해균을 없애준다. 만약 이들의 힘이 약해지면 기력이 떨어져 외부의 바이러스에 취약해지고, 심해지면 암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면역을 잘 관리하면 고령의 나이에도 젊은 세대보다 건강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초유의 뛰어난 면역 효과를 인정하며, 면역 증진을 위한 영양소 보충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면역 방패 두꺼워져

초유에는 면역을 강화하는 락토페린 성분이 가득하다. 락토페린에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성인자와 세포의 성장을 도와주는 보조인자가 있다. 이러한 물질이 다른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 면역력을 강화한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면역 방패를 두껍게 만드는 것이다. 또 체내의 세균이 번식하기 위해서는 철분이 반드시 필요한데, 초유 속 락토페린은 유익균에게 철분을 전달하지만, 유해균에게는 철분 전달을 막는다.

갓 태어난 송아지는 오로지 초유로만 부족한 면역 물질을 전달받는다. 소의 초유에는 인간의 초유보다 면역글로불린G(IgG)가 약 100~300배가량 많이 함유돼 있다. 이 물질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이 송아지의 면역을 강하게 만들어 폐사율을 줄인다.

◇바이러스 제거해 질병 막아

바이러스가 방어막을 뚫고 체내에 들어왔다고 무조건 질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체내 속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물질이 이들을 없애준다. 만약 이러한 물질이 바이러스보다 약하면 질병에 걸린다.

이때도 초유의 진가가 발휘된다. 초유에 다량 함유된 면역글로불린G는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공격해 제거하고 병원균의 감염을 막는다. 락토페린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힘이 뛰어나 바이러스성 질병 완화에 효과적이다. 중앙대 약대 김홍진 교수팀의 연구 결과, 초유 속 면역글로불린 항체와 초유 속 성장인자들이 항바이러스제만큼 독감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초유의 특정 성분에 면역계의 작용을 조절하는 기능도 있어 독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계 질병도 막아준다.

◇당뇨 예방에 효과적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인슐린 부족에 의한 당뇨 환자가 많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초유에는 당뇨병 관리·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장인자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실험을 통해 초유를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당뇨로 인해 비대해진 간의 중성지방 함량도 줄었고, 혈중 인슐린 농도가 증가했다.

◇체내의 80% 존재하는 위장 속 면역세포 도와

위장은 신체 중 가장 핵심적인 면역기관으로, 면역세포의 70~80%가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체내로 들어오는 모든 물질의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 좋은 것은 분해해 에너지의 원료로 사용하거나 신체 곳곳에 전달해 몸을 튼튼하게 만든다. 나쁘다고 판단되는 물질은 면역세포들이 방어해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 조직의 일부가 손상되기도 한다. 초유 속 면역 물질과 성장인자는 이러한 손상을 복구하고 면역세포를 발달시킨다. 또 뼈나 근육 같은 조직을 생성한다.

◇초유 100%만이 온전한 성분 섭취할 수 있어

초유 제품을 구입할 때는 제품에 초유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초유가 적게 들어 있으면 그만큼 초유 속 성분의 섭취율도 낮아진다. 초유 100%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흔히들 ‘초유’를 떠올리면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만 생각하지만, 그것은 초유의 일부 성분에 불과하다. 초유의 다양하고 풍부한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특정 성분만 추출한 것보다 초유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면역글로불린G의 등급도 확인해보자. 초유는 면역글로불린G의 함량이 높을수록 고품질이다. 해당 함량이 35% 이상인 초유에만 부여되는 슈페리어 등급의 경우 전체의 10%도 되지 않을 만큼 귀하다. 해당 등급의 초유는 면역글로불린G가 일반 우유보다 약 100배가량 많이 들어 있다.

1962년 미국의 앨버트 세이빈(Albert Sabin, 1906~1993) 박사가 소의 초유에서 항소아마비 항체를 분리해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면서부터 초유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