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한국을 따라올 곳이 없다. 미국 대륙보다 한국 시장이 더 크다. 올해 무려 6조3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리나라 골프복 시장 얘기다. 전세계 2% 정도의 골프장을 보유한 우리나라에 어떻게 이렇게 큰 럭셔리 골프웨어 시장이 생겨난 것일까.
CJ ENM의 프리미엄 골프복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의 홍승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세계 8대 미스터리 중 하나일 것”이라고 농담했다. “골프의 본고장인 미국보다도 럭셔리 골프웨어 시장이 4배가량 큽니다. 전세계 골프장의 8%를 보유한 일본의 골프 의류 시장 규모는 9400억원 정도인데, 한국은 그보다 훨씬 크죠. 단일 국가 기준으로만 보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거죠.” CJ ENM의 바스키아 브루클린도 이에 홈쇼핑 채널이 아닌 백화점에 제품을 입점하고, 25~35세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기존 홈쇼핑 브랜드였던 ‘바스키아 골프’에 바스키아 브루클린과 장 미셸 바스키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 2023년에는 누적 주문금액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전세계서 가장 크다…韓 명품 골프복 시장
실제로 올해 국내 골프복 시장에선 고가(高價)의 하이엔드 골프복 브랜드가 앞다퉈 나오는 추세다. 지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웨어를 선보였고,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피레티·혼가먼트는 서울 강남의 신사동·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FnC, 신세계인터내셔날 같은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도 앞다워 골프의류를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1분기에 골프의류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낸 덕분이 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엔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의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0.1% 늘었고, 필립플레인 골프도 론칭하자마자 첫달 매출이 목표보다 230% 넘게 나왔다. 코오롱FnC는 ‘왁’ ‘지포어’ 같은 골프웨어 브랜드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코오롱FnC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32.2% 증가한 266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00%나 뛰었다.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왁의 매출이 전년보다 77%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작년 ‘왁’의 해외 매출은 407억원.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으로 당초 목표보다 30% 더 높였다. 일본·중국에 진출했고, 올해 미국 매장도 확대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같은 패션 대기업들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역시 골프 부문에서 매출이 뛰면서 실적이 동반 상승했다. 삼성물산 패션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740억원으로 전년보다 1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100% 급증했다. 같은 기간 LF는 매출 4509억원, 영업이익 4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3.2%, 74.3% 뛰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7.4% 증가한 3915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0.7% 증가한 591억원을 기록했다.
◇올 여름 휴가철 패션도 골프복이 이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올 여름 휴가지 패션도 골프웨어 스타일이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FnC ‘왁’의 오인화 디자인실장은 “올 여름엔 가볍고 쾌적한 그물망(mesh), 시어서커 소재 등을 활용한 골프웨어가 많이 나왔다”면서 “레드, 그린, 블루 같이 여름을 강타할 원색 및 네온 컬러가 대거 출시됐다. 홀치기 염색 기법을 활용했거나 농도 변화로 재미를 준 양말이나 스커트, 티셔츠도 많다. 그야말로 휴양지 패션이 골프복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말했다.
변공화 빈폴골프 디자인실장 역시 “올 여름 골프웨어는 랩 스커트, 주머니가 큼직한 큐롯 반바지,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한 컬러의 티셔츠가 많다”면서 “젊고 역동적인 여름날의 느낌을 그대로 골프웨어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