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진구의 선택은 국민의힘 소속 김경호(62) 구청장이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와 구로·광진구 등에서 30여 년을 내리 근무하며 ‘DMC 개발사업’, ‘버스 준공영제 정착’ 등 굵직한 정책을 이끌어온 엘리트 행정 관료출신. 구민들은 그의 능력이 10년 넘게 정체돼 있던 광진구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광진구는 원래 성동구에서 분구되기 전에는 능동, 구의동, 중곡동 등을 중심으로 한 ‘신도시’급 개발지였다. 인근 구보다 더 급속히 발전하면서 부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거기에 안주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덕분에 지금의 성동구, 강동구 등 후발주자들이 치고올라오는데도 광진구는 오히려 ‘베드타운’ 이미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광진구는 한강변에 위치해 아차산 국립공원, 어린이대공원, 동서울터미널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가진 잠재력이 충만한 지역이다. 신임 김 구청장은 어떤 복안을 갖고 있을까. 구청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옷에는 ‘상머슴 구청장’이라고 쓰여있는 이름표가 있었다. ‘인사잘하는 공무원’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그의 말은 부드럽지만 목표가 명확했다.
- 광진구는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맞는다. 바로 그 점이 구민들께서 저를 선택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40년 전에는 중곡, 구의 지역 모두가 국민주택단지로 형성돼 서울시에서 각광받는 주거지였다. 그 후로 발전이 없었다. 반면 옆의 성동구는 천지개벽했다. 결국 우리 구의 도시계획이 잘못된 것이다. 임기 동안에 광진구의 도시계획을 새롭게 세우고자 한다. 도시계획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광진구의 청사진을 새로 그려나가겠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역구민인데.
“오 시장과의 인연은 2006년부터다. 오 시장의 1호 공약인 ‘대기질 개선사업’의 담당 실무자였다. 구민으로서 광진구 사정을 잘 아는 오 시장이 광진구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광진을 함께 바꿔보자’고 해 출마하게 됐다. 구민들께서도 저를 광진구를 변화시킬 적임자로 봐주신 것에 감사하며 오로지 광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 지역 개발에는 기업 유치와 같은 일자리 창출도 큰 부분이다.
“광진구내 산업 구조가 소상공인 중심으로 구성돼있어 굵직한 일자리를 창출할 만한 기업이 없다. 그간 기업 유치에도 소극적인 탓도 있다. 이를 바꾸고자 세부 전략들을 구상 중인데 이전에는 없던 혜택들을 기업에 주고자 한다. 일례로 세제 혜택 등이 있다. 방법은 실무진을 비롯해 구의회와도 긴밀히 상의해 진행하려고 한다.”
- 동서울터미널 부지 활용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동서울터미널 개발은 민간 제안 방식이다. 신세계 프라퍼티에서 부지 지분의 90%가량을 취득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 개발영역이긴 하지만 동서울터미널과 테크노마트는 광진구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업 협상 과정에 광진구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구가 지원과 협조를 적극적으로 해서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
- 어린이대공원 고도제한이 풀렸다. 본격적인 개발 계획이 있는가
“26년 만에 어린이대공원 고도제한이 풀렸다. 어린이대공원은 그간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도 묶여있어 이중규제에 짓눌려 있었다. 최근 오 시장도 어린이대공원 내부시설의 현대화를 이야기했다. 이에 맞춰 인근 지역의 종상향을 추진하고 지역에 부족한 인프라를 채워 넣을 것이다. 경계가 들쭉날쭉한 인접 구역에는 폭넓은 도로를 설치해 런던의 하이드파크처럼 공원을 반듯하게 정형화할 생각이다. 인접한 능동, 구의동이 함께 변화할 것이다.”
- 1호 결재 사안으로 ‘소통위원회 설치’에 서명했다.
“선거 과정에서 구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발전’과 ‘소통’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30년 가까이하면서 소통에 기반하지 않은 정책은 탁상공론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내부 직원들에게도 항상 구민들과의 소통과 친절함을 강조하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광진발전소통위원회’를 발족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다양한 민원분야에서 구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듣고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