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지난 10여 년간 글로벌 확산의 선봉장이었던 만두의 뒤를 이을 차세대 K-푸드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년에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품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만두에 이은 새로운 스타…글로벌 전략제품 선정·육성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맏형 격인 만두를 비롯해 가공밥(Processed Rice), K-소스, 치킨, 김치, 김, 롤 7개 품목을 ‘글로벌 전략제품(GSP·Global Strategy Product)’으로 선정했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제품별 조직을 신설했고, 각 조직의 사업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식품사업 전체 조직을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 식품 사업으로 분리하고, GSP 조직을 글로벌 HQ 산하 식품성장추진실에 뒀다.
만두는 미국·한국·중국·일본·유럽 등 핵심 사업국가 5개국을 정해 사업 대형화를 지속한다. 오는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만 만두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2025년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미국 가공밥 시장을 겨냥해선 지난 4월 해외 주력 제품인 ‘비비고 멀티그레인’을 출시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가공밥의 9월 말 기준 글로벌 시장 누적 매출은 1500억원을 넘어섰고, 미국 매출은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김과 K-소스류는 밥반찬이 아닌 간식으로 김을 즐기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맞춰 쌀과 함께 튀겨낸 ‘김 스낵’이나, 매운맛을 선호하면서 음식을 소스에 찍어 먹는 ‘디핑(Dipping)’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갓츄(GOTCHU·고추장 핫소스)’, ‘찍장(찍어 먹는 쌈장)’ 등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한국식 치킨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김치도 미주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식물성 식품’ 사업 본격화…K-푸드의 영역 확대
CJ제일제당은 최근 고기와 생선, 우유 등 모든 동물 유래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식물성 식품(Plant-based)’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6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인구의 38%가 윤리적·종교적 신념의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으며, 동물복지를 넘어 건강·영양·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면서 거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선보이고 수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고기가 없는’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 등을 선보였다.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에는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 적용했다.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로 진짜 고기에 버금가는 탄력 있는 육질과 육즙을 구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TVP는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이 유지된다”며 “다양한 형태로 제품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