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가 부족하면 장작에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영양소가 충분히 연소되지 않아 에너지로 바뀌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지방의 형태로 우리 몸에 축적되어 만병의 근원인 복부비만을 일으킨다. / 제이미파커스 제공

우리 몸의 세포는 산소가 있어야만 살 수 있는데 암세포는 예외다. 1931년에 독일의 오토 바르부르크 박사는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가 된다”는 것을 증명해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반대로 몸에 산소가 충분하면 암세포 성장이 억제된다고 했다.

오토 바르부르크(Otto Warburg). 1931년 노벨의학상

◇산소 부족…뇌에 직격탄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술을 마셨더니’ ‘신경을 썼더니’ ‘화를 냈더니’ 등 머리 아픈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두뇌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두뇌에 10분만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사망한다. 그래서 두뇌는 산소가 조금만 부족해져도 살려달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것이 두통이다. 두뇌는 우리 몸에서 산소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 몸속 산소의 30%가 두뇌에서 소모된다.

하루에 드럼통 10개 분량(2000L)의 피가 두뇌로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145억 개나 되는 뇌세포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피가 산소를 싣고 뇌로 들어가는 것이다. 뇌의 혈류량이 줄면 당연히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반드시 통증이 생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 아픈 이유 역시 산소와 관계가 있다. 알코올은 산소가 없으면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코올 1분자를 분해하려면 산소 3분자가 필요하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다량의 산소가 쓰이면 두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머리가 아픈 것이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코르티솔이라는 독성물질이 분비되는데, 그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것도 산소다. 이뿐만 아니라 산소는 납·수은 등 우리 몸에 치명적인 중금속을 분해하는 강력한 해독제다.

◇산소 없이는 단 1g의 지방도 분해 못 해

만성피로와 무기력증도 전형적인 산소 부족 증상 중 하나다. 음식을 통해 흡수한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의 영양소는 반드시 태워져야만 에너지가 된다. 영양소를 태우는 주인공이 산소다. 산소가 부족하면 장작에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영양소가 충분히 연소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에너지가 만들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 형태로 우리 몸에 축적되어 만병의 근원인 복부비만을 일으킨다. 따라서 아무리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어도 산소가 충분치 않으면 쓸모가 없다. 산소가 없으면 단 1g의 지방도 분해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교수·2019년 노벨의학상

◇산소 부족한 몸에서는 암세포가 독버섯처럼 자라

인체의 정상세포는 반드시 산소가 충분해야만 건강하게 생존한다. 그런데 산소 없이 사는 세포도 있다. 바로 암세포다. 이 사실은 이미 1930년대에 밝혀졌다. 독일의 오토 바르부르크 박사는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산소 없이 살아가는데, 그것이 곧 암세포”라고 했다. 그는 “건강한 세포에서 산소를 제거하니 암세포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1931년에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암의 원인이 산소결핍이고, 암세포는 산소를 싫어해 몸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면 암세포 성장이 억제된다고 단언했다. 2019년에는 암세포가 산소 없이 자라는 원리를 규명해 암 치료의 전망을 밝게 한 세 명의 의학자가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암세포가 잘 자라고, 치료에 저항성이 생겨 항암제도 잘 듣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몸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면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보다 항산화력이 훨씬 높아져 암 치료가 수월해진다고 했다.

◇산소 부족하면 면역력 급격 저하…고농축 액체산소 주목

우리 몸에 암세포가 생기거나 병원균이 침투하면 면역세포들이 즉각 이를 탐지해서 공격한다. 실제로 우리 몸에서 매일 암세포가 5000개씩 생겨난다. 그런데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백혈구(면역세포) 덕분인데, 이 백혈구는 산소가 있어야만 에너지를 얻어 활동할 수 있다. 면역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소를 보충하는 것이다. 산소가 충분히 보충됐을 때 나타나는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두뇌에 산소가 공급되면 두통이 사라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며 우울감이나 불안감도 사라진다. 몸 안의 독소들이 산소에 의해 분해되고, 면역력이 향상되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산소가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에너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최근 ‘액체산소’가 주목받고 있다.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운동선수나 학생 ▲평소에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산소가 부족한 장·노년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