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눈 건강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한다. 다른 신체 부위보다 습도 변화에 민감한 눈은 겨울철에 쉽게 건조해진다. 심지어 찬바람이나 난방기구 때문에 충혈이 심해지기도 한다. 눈이 시리고 뻑뻑한 안구건조증은 염증과 시력 저하를 동반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백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관리해야 한다.
◇황반변성 환자, 1년 새 91% 증가
겨울 자외선도 눈 건강을 위협한다. 망막까지 침투한 자외선은 눈의 노화를 촉진하며, 이때 생기는 활성산소가 황반변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황반(黃斑)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으로, 빛과 색을 인식한다. 점점 연령대가 올라가면서 황반색소 밀도도 비례해 떨어지면 그 기능이 퇴화한다. 50~60대의 황반색소 밀도는 20대의 절반 수준에 그쳐, 황반변성의 위험이 크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황반변성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은 38만1854명으로 전년에 비해 91% 증가했다. 이중 83%가 60세 이상 환자였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침침하고 흐릿하기만 해 노안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이나 신문의 중간 글자에 공백이 생기거나 ▲사물의 가운데가 검게 보이고 ▲건물이나 타일 선 등이 찌그러져 보이는 게 점차 악화하면 실명(失明)에 이를 수 있다.
노화로 줄어드는 황반색소 밀도를 높이려면 루테인을 평소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황반을 채우고 있는 노란 색소가 루테인이다. 루테인은 파란색 계열 단파장 빛의 양을 줄이고, 청색광은 걸러내 망막 보호에 좋다. 또한, 활성산소 흡수로 실명 위험은 줄이고 시각 장애는 완화한다. 루테인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성분이므로 반드시 음식이나 영양제로 보충해야 한다.
◇침침한 눈, 망막 혈류 개선으로 눈 피로 완화
나이 들어 책이나 신문의 작은 글씨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침침하고 피로해진다. 가까운 사물을 볼 때는 모양체 근육의 수축으로 수정체가 두꺼워진다. 반대로 먼 거리의 사물을 볼 때는 모양체 근육이 이완돼 수정체가 얇아지며 망막에 상이 맺힌다. 그런데 노화로 모양체 근육의 조절력이 떨어지면, 가까운 사물을 볼 때 초점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눈 초점 조절기능을 개선하는 데는 해양 미세조류의 일종인 헤마토코쿠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헤마토코쿠스에서 추출한 기능성 원료 ‘아스타잔틴’을 4주 섭취한 뒤 조절력을 측정한 결과, 눈의 조절근육 수축 속도와 이완 속도가 각각 50.6%, 69.0% 빨라졌다. 또한 ‘아스타잔틴’은 망막 모세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눈 혈관에 산소와 영양분까지 충분히 공급해, 눈 피로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아스타잔틴’은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비타민C의 약 6000배, 비타민E의 550배, 코엔자임Q10의 77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아스타잔틴’은 눈 각막 세포의 안쪽과 바깥쪽에 모두 영양을 공급해 눈 건강에 탁월한 물질로 꼽힌다.
해가 짧아진 겨울철엔 야간운전과 보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눈에 들어온 빛을 뇌신경 신호로 바꿔주는 비타민A가 부족하면 야맹증이 더욱 심해진다. 비타민A는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안구건조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지용성 비타민으로 각막 표면과 시력도 보호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옛말처럼 눈은 어디보다도 중요한 신체 기관 중 하나다. 하지만, 눈은 사용 빈도가 높고 외부 자극에 민감해 다른 기관에 비해 노화가 빨리 시작된다. 나이가 들수록 각종 안질환의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노화로 나빠지는 눈 건강은 미리 지켜야 한다. 가까운 곳에 집중할 때 수시로 먼 곳도 쳐다봐 눈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밝은 화면을 볼 때는 주변이 너무 어둡지 않도록 간접 조명을 켜면 효과적이다. 여기에 아스타잔틴·루테인·비타민A 등 눈 건강에 필요한 기능성 원료를 섭취하면 항산화뿐만 아니라 부족한 영양소까지 채워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