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국 41개 의대 중 27곳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체제를 도입했지만, 현재 남은 곳은 차 의과학대학교 의전원뿐이다. 국내 유일의 의전원으로 명맥을 잇는 것에 대해 장양수 차 의과학대 의전원 원장은 “세계적으로 유능한 융합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차광렬 글로벌연구소장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차 의과학대 설립자인 차광렬 차병원·바이오그룹 글로벌연구소장은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의대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원 금액만 500억원에 달한다. 차 소장은 또 2015년부터 자신의 모든 연봉을 학교에 재투자 할 만큼 인재 육성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차 의과대 의전원 졸업생들을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 바탕에는 글로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설립자의 철학과 ‘RECOMP(Research Competency Milestones Program)’라는 학생 연구역량 이정표 프로그램, 글로벌 해외 실습,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장양수 원장은 “미국과 호주 등 7개국 86개 의료기관에 구축한 차병원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2024학년도 차 의과학대 의전원 원서 접수는 오늘 8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다.
◇체계적인 지원으로 세계적인 의사과학자 육성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 뇌전증 유전학 클리닉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고현용(차 의전원 13회 졸업) 박사는 “의전원 3학년 때 소아 천식관련 임상연구와, 항우울제와 뇌발달연구 등에 참여한 경험은 물론 줄기세포 연구에서 선두인 차병원과 차 의전원의 학풍이 유전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차 의전원 석박사통합과정을 2014년 수료하고 의사과학자를 선택한 유종만 교수는 3차원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 분야의 개척자이다.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로 결심하고 2018년 오가노이드사이언스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3년 만에 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유망 바이오 기업이다. 현재 차 의전원 미생물학 교수인 그는 “의전원과 차 그룹 산학연병(산업체·대학·연구기관·병원) 체계에서 실험실에 그치는 연구가 아닌 실제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상용화에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현욱 교수는 차 의전원에 2007년 입학하여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쳐 현재는 정보의학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2018년 3월 국내 의대 최초로 ‘정보의학교실’을 차 의전원에 설립했고, 부설연구소인 정보의학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현재 정보의학연구소는 10여개의 대형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의료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임상 적용을 위한 다양한 AI(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 교수는 “학부 때 전공했던 컴퓨터 공학을 의학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차 의전원에서 이런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지해 주었다”고 했다.
◇차병원 해외 네트워크로 다양한 연구 기회 제공
차 의전원은 재학생의 연구력 강화를 위해 RECOMP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모든 재학생이 참여하는 기초과정과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화과정으로 운영된다. 심화과정 학생들에게는 해외연구소 연수와 연구논문 작성 등을 과감하게 지원한다. 졸업 이후에도 우수한 졸업생들의 대학원 과정 지원, 지속적인 연구 멘토링 등을 통해 차병원그룹의 연구 특전교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한다.
차 의과학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이순철 교수는 미국 UCLA 연수를 통해 골 및 연골 재생 관련 기술을 익히고,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와 저분자 화합물 기반 재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순철 교수는 “연구 특전 교수 제도를 통해 진료와 신약 개발 관련 연구라는 두 가지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부속병원인 BIDMC(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에서 일하는 박중흠(의전원 1회 졸업) 교수는 “LA 차병원 실습으로 알게 된 교수님과 선생님들이 미국 전공의 과정 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차 의전원은 미국 웨이크포리스트대, 미시건대, 서던캘리포니아대 등과 MOU를 체결하고, 미국 의과대학 협회(AAMC)에 가입하는 등 학생들의 해외 활동 기회를 넓히고 국제적인 수준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최대 8주간의 특화 실습도 계획 중이다. 장양수 의전원장은 “국내에 수많은 바이오 기업과 병원이 있지만, 차병원만큼 분야별로 산업화가 되고, 산·학·연·병 시스템이 잘 구축된 곳은 없다”며 “LA차병원을 비롯한 미국·유럽 등 해외 임상 실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이 국제 의료환경을 체험하고 비전을 넓힐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