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우리의 ‘식(食)’을 책임지는 국가 기반 산업이다. 우리가 꾸준하게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을 위협하는 다양한 변수를 관리하며 농업의 지속 가능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전 세계 농업 상황을 보면 기후변화 및 전쟁 등으로 식량 안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세한 영농(營農) 규모 ▲지역 불균형 ▲농촌 공동화(空洞化)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 사회적 변화도 마냥 두고만 볼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런 가운데 메가 FTA(다자간 자유무역협정)가 이어지며 무역 장벽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정부의 농업 경쟁력 강화 해결책에서 ‘스마트팜’은 핵심 과제다. 정부는 2027년까지 청년 농업인을 매년 5000명씩 육성하고, 농업시설의 30%를 ‘스마트화’하기로 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에도 ‘스마트 농어업’ 분야가 포함됐다.
‘FTA 시대 도약하는 K농업’이라는 주제로 스마트팜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된 수출 농가, K스마트팜 수출 기업의 성공 사례 등을 살펴본다.
◇스마트팜… ICT 접목해 최적의 농작물 생육환경 제공
스마트팜은 농업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최적의 농작물 생육 환경을 시공간 제약 없이 원격 제어한다.
과연 스마트팜이 우리 농촌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젊은 농가 소득에서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연령별 농가 소득은 ▲40대 7023만원 ▲50대 7206만원 ▲60대 5584만원 ▲70세 이상 3637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통계치 중 가장 젊은 연령대인 40대 소득은 전체 연령대 평균(4776만원)의 1.5배다. 이들은 ICT 기술과 농업이 접목된 스마트팜의 확산을 주도하며 높은 생산성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팜 시장은 2020년 2억4000만달러(약 3126억원)에서 2025년 4억9000만달러(약 6383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팜에서도 인기 높은 토마토
‘세계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과채류’로 꼽히는 토마토는 전 세계에서 매년 1억8000만t 정도가 생산된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간다”는 서양 속담이 있을 정도로 토마토는 디저트와 식재료를 오가는 전천후 건강식품이다.
토마토는 수분이 충분하고 공기 중 습도가 낮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이 때문에 시설 재배가 노지(露地) 재배보다 유리하다. 주요 출하기는 4~7월이다. 스마트팜 확대로 최적의 생육 조건이 갖춰지면서 품질은 더 좋아지고 생산량은 더 늘어났다. 이에 따라 토마토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산 토마토 수출량은 2020년 4315t으로 2010년 1071t에 비해 10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와 정부는 수출국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일본 외에도 러시아·홍콩·몽골·북마리아나제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해 5월 5000달러(0.6t)에 불과하던 수출 규모가 지난 5월 4만달러(15.8t)로 728%(2533%)나 급증했다.
◇우일팜… 국내 최대 수준 토마토 생산 단지
2014년 5월 설립된 우일팜은 경기 화성에 10만5000㎡(약 3만1800평)의 초대형 스마트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일 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인 축구장 15배 규모 토마토 생산 단지다. 수확 후 선별·포장 등 전 과정이 반자동화로 진행된다. 수확한 원물을 로봇이 고르고 분류한다. 생산 리드 타임(lead time·시작부터 완료까지 걸리는 총시간)이 짧기 때문에 토마토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연중 안정적인 품질도 보장한다.
백승훈 우일팜 팀장은 “스마트팜의 존재 목적은 외부 환경에 의한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지에서는 당도(糖度) 유지가 힘들다. 가령 비가 많이 오면 당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팜의 ‘변수 제어’는 또 다른 가능성까지 선사한다. 새로운 품종 개발과 변수 조절을 통해 당도·저장성 등 강점이 극대화된 별토마토·젤리마토·허니토마토·애플토마토 등 특수 품종 재배도 활발하다.
우일팜의 주요 수출국은 일본이다. 일본은 햄버거·샌드위치 등에 들어가는 유럽형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지 않은 데다 지진 등 자연재해 위험 때문에 온실 재배 또한 활발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한국산을 선호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강수량이 적은 계절에는 노지 ‘고당도’ 토마토가 많이 출하돼 자국 생산품 소비가 늘어난다. 우일팜은 일본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홍콩 수출에 나서고 있다. 백 팀장은 “홍콩·싱가포르 등 도시형 국가들은 자체 생산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며 “홍콩 바이어는 상품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한글이 표시된 소포장을 원한다”고 귀띔했다.
제작지원 : 2023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