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열풍이 불면서 맨발 걷기가 가능한 주변 공원이나 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도심 속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곳곳을 소개한다.
◇ 맨발로 걷고 싶다면? 우리 동네 공원으로 오세요
올해 3월 문화재청이 왕릉 주변을 맨발 보행 금지 지역으로 설정해 논란이 됐다. “조선왕릉은 제향과 참배를 지내는 경건한 곳”이라는 이유에서였지만, 도심에서 마음 편히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자치구가 해결사로 나섰다. 서울시립도서관 부지에 조성한 동대문구 초화원(동대문구 전농동 691-3 일대)에서는 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등 가을꽃을 감상하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다. 24시간 개방.
지난 9월 문을 연 서대문구 안산 황톳길(서대문구 연희동 141 연복중학교 후문)은 푹신푹신한 황토길이라서 인기다. 주기적으로 물을 뿌려 맨발로 걷는 촉감이 우수하다. 황톳길 끝에는 발바닥에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는 ‘황토족탕’이 설치돼 있고, 발씻는 시설도 있다.
강서구 꿩고개근린공원(강서구 방화동 산110)에는 200m 길이의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인근에는 황토를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 8000㎡ 규모의 유아숲체험장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장소다.
난지도에 새롭게 조성된 마포구 난지 테마관광 숲길(마포구 상암동 482-49 일대)에 가면 ‘소곤소곤 길’이 있다. 이곳에는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돌부리 등에 발이 다칠 염려 없이 맨발 걷기가 가능하다. 주변에는 상사화, 맥문동 등 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산책로를 따라 마포문화원, 마포문인협회가 선정한 50여 편의 시가 전시돼 있다.
◇ 가을 단풍과 함께하는 맨발 걷기 어떠세요?
북한산 둘레길에 속하는 강북구 우이령길(강북구 우이동 북한산우이역 근처)은 수려한 북한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단풍이 절정인 지금 가면 딱이다. 총 길이는 6.8km로 도보로는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매년 가을 강북구청에서 주최하는 걷기 대회도 열린다.
단풍과 어우러지는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싶다면 광진구 아차산 어울림정원(광진구 워커힐로 127 일대)으로 가보자. 생태연못이 위치한 어울림정원 옆 워커힐로를 따라 100m 정도 맨발 걷기가 가능하다. 경사가 완만하고 난간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산책로에는 황토볼 체험장, 세족장도 있다. 인접한 아차산 동행숲길에도 200m 길이의 맨발 산책로가 있어 함께 가볼만하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야경 맛집’으로 유명한 중구 매봉산공원(중구 신당동 산51 일대)에도 맨발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중구와 성동구의 경계에 있는 매봉산은 경사가 높지 않아 노약자도 무리 없이 산책할 수 있다. 맨발로 걸으며 매봉산 팔각정까지 다다르면 한강 주변으로 단풍 든 서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는 동쪽으로 서울숲, 서쪽으로는 남산까지 이어져 있고 팔각정에서 10분 거리에 성동구립숲소도서관이 있다.
◇ 맨발 걷기는 무조건 좋다? 이런 사람은 조심해야
맨발 걷기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당뇨병, 무좀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다. 당뇨병의 경우 발에 생기는 작은 상처만으로도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리 파상풍 주사를 맞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발에 무좀이나 습진이 있는 경우에도 맨발 걷기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관절이나 인대가 약한 노약자들도 주의해야 한다. 발에 실리는 하중을 보호해주는 신발을 신을 때와 달리 맨발로 걷게 되면 하중이 그대로 관절과 발에 집중돼 관절염, 족저근막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산길이나 내리막길에서의 맨발 걷기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