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인공관절 수술기법이 내비게이션·최소절개술·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되면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특히 힘찬병원은 12월 현재 전 지점 총합 로봇 인공관절수술 2만례를 달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스트라이커의 ‘마코’ ▲짐머 바이오메트의 ‘로사’ ▲스미스앤네퓨의 ‘나비오’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 등이 있는데, 이 중 마코로봇은 슬관절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현재 전 세계적으로 1800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한국스트라이커는 국내 마코로봇 슬관절 전치환술 건수의 약 66%를 힘찬병원에서 시행했다고 밝혔다. 힘찬병원은 인천힘찬종합병원을 비롯해 목동·강북·부평·부산·창원 총 6개 지점에서 마코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 중이다.
특히 지난 8월 말 기준, 강서와 강남을 포함한 8개 지점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15만례에 달했다.
◇”로봇수술 정확도, 자를 대고 일직선을 긋는 것과 같아”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해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의 진행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절삭할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등 사전 수술계획을 세우기에 좋다. 수술 전 모의수술도 가능하다. 기존 수술은 오롯이 감에 의존했다면,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정확한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감으로 일직선을 그었다면 이젠 자를 대고 긋는 것과 같은 이치다.
힘찬병원은 다양한 수술경험을 토대로 로봇수술의 정확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수술기구를 자체 개발해 국내 및 국제 특허 출원 중이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마코로봇 수술환자 335명(506건)을 분석한 결과, 극히 일부 환자에게서 로봇 절삭기구 사용 시 다시 절삭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즉, 뼈가 너무 단단하거나 뼈의 상태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로봇 수술로 절삭했을 때 매우 드물게 오차범위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병원 측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절삭기구를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에 있다. 힘찬병원은 기존의 로봇수술기구와 함께 자체 개발한 수술기구를 병용해 수술하는 하이브리드 수술법으로 더욱 정확한 뼈 절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혈 줄어 수술 후 합병증, 부작용 낮춰
로봇수술로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기존 수술에서는 다리의 축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의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절삭가이드 기구를 삽입해 육안으로 보면서 맞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따른다. 하지만 로봇은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하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출혈량이 적으면 추가 수혈에 따른 각종 합병증, 부작용, 감염위험 등이 낮아지고, 통증을 줄여 회복 속도도 당겨준다. 정형외과 전문의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기존에는 출혈로 인해 수술 후 전신기능저하, 섬망증세, 심각한 저혈압 증세 등으로 1년에 2~3건 정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로봇수술을 시행하면서 전원 건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일반 인공관절수술과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출혈량을 비교해보니, 로봇수술로 약 36%나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5월 시행한 일반수술 50건과 2023년 1월 시행한 로봇수술 50건의 출혈량이 각각 744㎖, 476㎖였다.
◇부분치환술에도 로봇 적용
힘찬병원은 2021년 9월 국내 병원으로서는 선도적으로 로봇 부분치환술을 도입해 현재까지 330건을 넘는 수술을 시행했다. 부분치환술은 자신의 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수술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시야 확보가 어려워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 각도를 확인하기 어렵고, 인대균형을 맞추기 힘들어 고도의 수술 테크닉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로봇으로 보완해 반치환술에 적극 활용하게 된 것이다.
물론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질환 통증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표원장은 비수술적 치료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겐 ‘골수줄기세포주사(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를 권한다. 올 7월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치료법으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포함한 골수 농축물을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중기 무릎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개선하는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임을 인정 받았다. 한편, 힘찬병원 관절연구소 정형외과 연구팀은 현재까지 총 5건의 마코로봇 관련 국제논문을 발표했고, 이중 2건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SCI(E)급 저널에 게재됐다. 현재 국내 의료진이 발표한 마코로봇 관련 논문은 총 7건으로 이중 5건을 힘찬병원에서 발표해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