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울둘레길’이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전망이다. 시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서울둘레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산과 강, 마을 길 등 서울 외곽부 구석구석을 잇는 서울의 대표적인 트레킹 브랜드다. 총 8개 코스 156.5km에 달한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1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다.
지난해 12월엔 6만 번째 둘레길 완주자가 나왔고 이달 19일 기준 7만1206명의 시민이 완주했다.
내년 4월부터는 서울 둘레길이 달라진다. 둘레길에 도전하는 문턱을 낮추고 젊은 시민들의 흥미를 끌도록 개편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둘레길 2.0′을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그간 서울둘레길은 코스별 평균 길이가 20km에 달해 트레킹 초보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았다. 제주올레길과 경기둘레길의 코스별 평균 길이는 각각 16.2km, 14.3km 정도다.
특별한 휴게시설과 부대 시설이 없어 젊은 세대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서울둘레길 완주자 비율은 60대 이상이 57.4%, 40~50대가 35.3%였다고 한다.
앞으로는 8개 코스가 21개 코스로 개편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반나절이면 1개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고 한다. 새로워진 코스는 평균 길이 8km에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둘레길 코스 하나를 완주하는 게 쉬워진 만큼 다양한 연령층이 가볍게 1일 1코스를 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각 코스엔 권역별 특성에 맞춰 산림휴양 여가시설을 2026년까지 조성한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숲길이 아닌 볼거리와 쉬는 공간을 함께 만드는 것이다. 숲속 환경에 맞춰 쉼터, 전망대, 무인 휴게소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둘레길을 찾기도 쉬워진다. 그간 서울둘레길 관련해 자주 접수된 시민들의 불편은 “서울둘레길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둘레길을 걷고 있었는데 엉뚱한 길에 들어선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코스 인근 43개 지하철역 내부 종합안내판에는 서울둘레길로 가는 출입구 정보와 안내지도도 생긴다. 지하철 출구부터 서울둘레길까지 헤매지 않고 도착할 수 있도록 바닥에 가는 길을 표시하고, 방향 안내판도 만들 방침이다. 서울둘레길에 도착한 이후엔 코스별 기ㆍ종점과 코스 중간중간에 설치된 안내판으로 길을 확인할 수 있다. 개편된 서울둘레길 홈페이지에서도 코스 정보와 주변의 여가시설 등을 볼 수 있다.
10년간 서울둘레길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 중 하나는 기념품 수집이었다고 한다. 시민들은 서초구 ‘매헌시민의숲’이나 도봉구 ‘서울창포원’에서 인증 도장을 찍는 용도의 수첩을 받을 수 있다. 21개 코스를 완주하는 동안 곳곳에 있는 28개의 도장을 수첩에 모두 찍고 매헌시민의숲이나 서울창포원으로 가면 둘레길 완주 인증서와 함께 기념 배지를 받을 수 있다. 배지는 각 코스의 특징을 담아 총 28개의 종류로 만들어졌다. 배지를 종류별로 모으기 위해 ‘N차 완주’를 하는 시민들도 많다고 한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산림 내 범죄 예방을 위해 지능형 CCTV도 코스 내에 설치하고 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관제센터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비상벨도 확대 설치하고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이번 서울둘레길 2.0 개편을 통해 시민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서울 구석구석 산과 강, 마을을 거닐면 좋겠다”며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시민의 일상과 함께할 수 있는 서울둘레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