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작년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위스키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헷갈린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위스키의 정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엄격한 규제를 통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스카치위스키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 스카치위스키란 스코틀랜드에서 당화·발효·증류시켜 최소 3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친 뒤 알코올 도수 40% 이상으로 병입된 위스키를 말한다.
스카치위스키는 원료에 따라 몰트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로 나뉜다. 위스키 제조에 쓰이는 원료가 100% 보리면 몰트위스키, 호밀·옥수수 등 곡물을 사용하면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한다. 증류 방식은 크게 단식 증류(전통식)와 연속식 증류(현대식)로 나뉜다. 단식 증류란 증류기에 발효가 완료된 액체를 넣고 열을 가해 숙성에 쓰일 증류주를 얻는 방법이다. 연속식 증류는 단식 증류기 여러 개를 압축시킨 증류탑 형태로, 반복적인 증류를 통해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단일 증류소에서 단식 증류기를 사용해 생산된 제품을 싱글몰트 위스키, 그 외 곡물을 사용해 연속식 증류기로 증류한 위스키를 싱글 그레인 위스키라고 부른다. 여기서 ‘싱글’은 위스키 원액이 단 하나의 증류소에서 생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대량생산이 어렵고 증류 과정에서 맛과 향 등 원재료의 손실이 적어 생산 단가가 비싸다. 맥켈란, 발베니, 글렌피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레인 위스키는 연속식 증류를 통해 대량생산과 경제성에 초점을 둔다. 반복적인 증류 과정에서 원료가 가진 고유의 맛이 점점 옅어져 위스키의 풍미가 떨어진다. 시중에는 ‘그레인 위스키’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제품이 거의 없다. 어디에 쓰일까. 바로 블렌디드 위스키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싱글몰트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합리적인 가격의 ‘무난한 위스키’로 만든 것이다. 적게는 2곳, 많게는 50곳이 넘는 증류소의 위스키를 혼합해 평균적인 맛을 낸 결과물이다. 이를 조합하는 직업이 마스터 블렌더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싱글몰트에 비해 개성은 약하지만 목 넘김이 좋고 부드러워 마시기 편하다. 조니워커, 발렌타인, 로열 살루트, 시바스 리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원래는 19세기 중반 품질이 고르지 못했던 싱글몰트를 섞어 균일화된 품질의 위스키를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여러 증류소의 싱글몰트만을 섞었을 때 블렌디드 몰트위스키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그레인 위스키가 포함되지만, 블렌디드 몰트위스키는 단일 증류소에서 생산된 싱글몰트 제품들로만 이루어진다. 대표적으로 조니워커 그린, 몽키숄더 등이 있다. 블렌디드 몰트위스키는 각 싱글몰트가 가진 원액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격도 비슷한 조건의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비싸다. 두 가지 이상의 그레인 위스키를 섞으면 블렌디드 그레인 위스키가 만들어진다. 다만 시장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위스키의 90% 이상은 싱글몰트 혹은 블렌디드 위스키다. 이 두 가지만 이해해도 스카치위스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