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구매 건수를 기록한 건강기능식품은 ‘프로바이오틱스’였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양한 유산균 제품 또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제품 중 균주의 기능, 배합은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 맛, 보장균수 경쟁에만 치우친 제품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개중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위장한 일반 식품들도 뒤섞여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산균 품질 기준, 보장균수 아닌 ‘안전성’

유산균 전문가들은 유산균 품질을 판단할 때 ‘안전성’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산균은 생균(生菌), 즉 살아있는 균으로, 인체에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일수록 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유산균은 안전성이 필수지만, 국내에서는 ▲항생제 내성 검사 ▲독성 인자 검사 등이 의무화되지 않아 입증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균주 이름이 복잡하고 어렵다 보니,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美 FDA ‘GRAS 인증’ 확인 필수

유산균 안전성을 쉽고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GRAS 인증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상위 안전성 검증 제도다. 매년 수많은 기업이 해당 검증 과정을 신청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인증을 취득한 식품 원료는 1000여 개며, 그중 유산균 원료는 단 68종에 불과하다.

복잡한 입증 과정… 수 많은 안전성·기능성 연구 자료 제출

유산균 GRAS 인증의 경우 ▲전체 염기서열 분석 ▲항생제 내성 검사 ▲독성 인자 검사 ▲동물 유독성 검사 ▲인체 적용 시험과 같이 입증 과정이 복잡한 안전성·기능성 연구 자료를 요구한다. 현재 FDA GRAS 인증을 획득하려면 〈표〉와 같은 안전성 입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표> FDA GRAS 인증을 받으려면 위와 같은 안전성 인증 자료를 제출해야한다.

쎌바이오텍 듀오락, 세계 최다 등재

FDA GRAS 검증 과정은 높은 기술력과 연구·개발 노하우가 요구된다. 장기적으로 많은 비용이 수반되며,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재검증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인증을 획득한 유산균이 68종에 불과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국내에서는 한국산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DUOLAC)’을 전개하고 있는 쎌바이오텍이 최근 FDA GRAS 인증을 획득했다. 그동안 ▲덴마크 크리스찬 한센(9종) ▲미국 듀폰 다니스코(7종) ▲일본 모리나가(6종)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만 FDA GRAS 인증 유산균을 보유해 왔으나, 쎌바이오텍이 한국산 유산균 11종의 안전성 인증을 취득하면서 이들 기업을 제치고 단일 기업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FDA GRAS 인증 유산균을 보유하게 됐다. 인증받은 유산균은 쎌바이오텍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 전 제품의 주원료로 활용되고 있는 특허 균주다.

듀오락은 10년 연속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수출 1위를 차지했으며, 유산균 본 고장인 덴마크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도 ‘K-유산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쎌바이오텍은 FDA가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성, 기능성 데이터를 이미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번 인증에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투입될 정도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균주의 기원·안전성에 대한 연구와 동물실험, 인체적용시험 등 유산균 품질·안전성 입증을 위해 많은 시간·비용을 투자한 끝에 강도 높은 FDA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2018년 5월부터 GRAS 인증을 진행해 왔다”며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뚝심 있게 추진하면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