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 과천시에 있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벚꽃축제에서 한국마사회 승마단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가을 서울과 부산의 도심 속 공원에서 무료 승마체험 이벤트를 열었다. 승마는 ‘소수만이 즐기는 귀족스포츠’라는 오해를 벗고 국민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였다. 6주 동안 주말에만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도심 승마 체험 만족도는 96%에 달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18일 “말의 생산부터 육성, 조련, 경마 시행 등 모든 말산업 분야의 미래 성장 동력이 승마 대중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국민 모두가 말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나아가 말을 통해 우리 경제와 축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발맞춰 한국마사회가 선두에 서겠다”고 했다.

◇승마 대중화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사회는 지난 2005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인 ‘재활승마’를 진행하고 있다. 재활승마는 뛰어난 교감 능력을 갖춘 말(馬)을 활용해 인간의 정서안정과 신체능력 향상을 도모하며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동물 매개 치료법이다. 2012년 도입된 말산업 분야 국가자격인 ‘재활승마지도사’는 현재까지 총 416명이 취득했다. 지난해에만 민간 승마장에서 연간 약 1만3000명이 재활승마를 경험했다.

마사회는 힐링승마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힐링승마는 소방공무원 등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신체·정신적 위험에 노출된 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선사하고자 2018년부터 시작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만2000여명이 힐링승마를 경험했다.

마사회는 성인 허벅지 높이 정도의 작고 온순한 ‘포니’ 품종을 활용해 ‘홀스테라피’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홀스테라피는 장기 치료가 필요한 암환자부터 소아병동 어린이 등이 직접 말에게 간식을 주거나 함께 산책하며 교감해 심적 안정을 얻는 것을 말한다.

마사회의 이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제도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지난 2022년 12월 초·중·고 학교 체육 정규교과과정에 승마가 편입되며 유소년 승마교육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체계적으로 승마를 배운 청소년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승마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승마인구는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추세다. 정기적으로 승마를 즐기는 인구는 2011년 2만 5000명에 그쳤으나 지난해 조사 결과 6만 7000명까지 늘어 12년 만에 2.7배나 증가했다. 체험 승마 인구도 지난해 50만명을 넘기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한국마사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승마인구 확대를 위한 사업들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 한국마사회

지난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사업추진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한국마사회는 지난 10여년간 말산업 육성을 위해 인프라 구축부터 전문인력 양성까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말산업 경제 기여 효과는 2011년 2조 8000억원에서 2022년 3조 200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승마 인구는 57만명으로 늘었고, 말 사육두수는 2만 8000두에 달한다.

마사회는 2037년 ‘글로벌 Top5 말산업 선도기업’ 진입을 목표로 다시 한 번 고삐를 죄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직접 생산한 말로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홍콩의 경마 수준은 세계 1군 급인 ‘파트1국가’에 속하지만 직접 말을 생산하지 못해 마권발매 수익 외에는 말을 통한 경제 발전이 불가능한 구조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주마는 연간 1300여두다. 지난 1991년 우수 씨수말을 해외에서 도입해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무상 교배 등의 지원을 시작한 지 30여년 만에 낸 성과다. 생산농가는 200여곳까지 늘었고, 국내 경주마 시장은 80% 이상의 자급률을 보일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