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은 전남 담양 병풍산에서 발원하여 전남 중서부를 지나 서해로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 4대강의 하나로, 남도사람들에게는 생명의 젖줄이다. 비교적 완만하게 흐르지만, 홍수 등 자연재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해 예방에 중점을 둔 치수(治水)사업과 함께 저류지 공간을 친수(親水)공간화하는 정원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나주시는 28일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을 넘어서는 ‘나주 영산강 국가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환경부의 통합하천 공모사업에 선정돼 관련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는 항구적인 재해 예방에 중점을 둔 치수 사업과 함께 저류지 공간을 영산강 정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산강 정원을 조성하는 것은 국가 정원 승격 지정을 위한 1단계 사업이라고 나주시는 말한다. 전남 동부에 있는 순천만 국가정원은 우리나라 제1호 국가정원이다. 순천시는 순천만의 연안 습지를 활용, 지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 개최지 일원은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2019년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사례를 모델로 영산강 유역의 중심도시인 나주시가 영산강의 저류지를 활용하여 단계적으로 정원을 조성, 국가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뜻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난 22일 영산강 저류지 현장에서 이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1단계로 영산강 저류지(55만㎡, 나주시 영산동766-1번지)에 테마 정원, 주차장, 피크닉장 등을 추진키로 했다. 오는 2026년까지 예산 243억원(국·도비 119억, 시비 124억)이 투입된다. ‘시민이 참여하는 정원’도 조성하고 있다. 수목과 정원 자재를 시민이 기부, 정원을 꾸민다. 시민을 정원사로 양성하여 시민이 함께 만들고 가꾸는 정원을 조성한다는 개념이다. 수목 기부제는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7223그루(71종)를 기부받아 80%를 심었다.
2단계는 나주 권역(나주대교~영산포를 잇는 저류지를 중심으로 한 권역)과 다야들 권역(공산면 다야공원)에서 치수·친수사업을 동시 추진한다. 치수사업은 국비로, 친수사업은 시비로 투입한다. 치수사업은 저수량을 늘리기 위해 강의 흙과 모래를 파내는 것을 비롯하여 다리를 다시 세우고, 제방도로를 확장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친수사업은 래프팅 파크, 출렁다리, 야구장·축구장·드론 연습장·파크 골프장·반려동물 놀이터, 정원 등을 조성한다. 오는 2033년까지 추진한다. 현재 조성하고 있는 정원에서 저류지 동쪽으로 정원 규모를 최대 188만4297㎡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갈대숲, 꽃단지 등 주제별 정원과 쉼터, 다양한 레저 시설 등을 포함해 차별화된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나주시는 올해 지방정원 조성사업을 전남도에 신청하고, 3년 이상 운영한 이후 국가정원 승격에 도전한다.
나주시는 올해 ‘나주 영산강 축제’를 연다. 영산강 정원 일원에서 오는 10월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3일까지 열린다. 나주시는 이 시기에 맞춰 저류지(33만㎡)에 1단계 사업에 들어 있는 축제 광장, 테마 정원, 주차장, 피크닉장 등을 만들기로 했다. 박명성씨가 이 축제 총감독으로 위촉되었다. 나주시는 영산강 축제 개최, 영산강 국가공원 조성,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조성 등을 계기로 나주관광시대를 열기로 했다. 나주시는 빛가람 혁신도시(공공기관 이전)를 건설한 이후 주춤한 양상이었다. 나주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영산강 국가공원 조성 사업으로 재도약에 나설지 주목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윤 시장은 “나주는 영산강 유역을 기반으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주 영산강 일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들고, 연간 500만명이 찾아오는 나주관광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