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은 1955년 국내 최초의 사카린 생산공장인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금북화학공업’으로 시작했다. 사카린은 ‘사카린나트륨’이라고도 불리는 화학 감미료. 단맛이 동일 중량 설탕 대비 30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탕보다는 가격이 훨씬 싸 못 살았던 시절, 설탕 대용으로 많이 쓰였다. 신화당, 뉴슈가 등의 상표명으로 팔렸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설탕에 의해 시장이 점차 좁아졌다. 사카린 시장이 위축되자 금양은 황산, 발포제 등으로 생산품을 다양화하다 1970년대 발포제 업체로 전환했다. 1978년 회사 이름을 금양으로 바꿨다. 본사도 부산 사상구로 옮겼다. 발포제란 플라스틱이나 고무 등과 배합해 기포를 만들어내 제품의 무게를 줄이고 단열성, 완충성, 방음성, 안정성을 부여하는 물질. 자동차 내장재, 운동화, 완구, 층간방음재, 벽지 등에 쓰인다.
금양 이광용 대외협력본부장은 “금양의 발포제 생산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산업통상자원부의 World Class 300(2016년), 세계일류상품 및 생산기업(2019년)으로 선정됐다”며 “현재 친환경 발포제 분야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금양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파키스탄, 독일, 미국 등으로 진출했다.
류광지 회장은 “지난 2020년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제와 환경정책의 공조로 석유화학 에너지 시대는 끝이 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인 이차전지 산업이 대체 에너지산업이 될 것이라 예측, 2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2차 배터리’로 눈을 돌린 데는 친환경 소재 발포제를 만들면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먼저 배터리 산업 분야의 뛰어난 연구진과 전문 기술 인력을 영입, 2차 배터리 제품 연구·개발에 들어가 2022년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2022년 리튬 매장량이 많은 아프리카 콩고 루코쉬 광산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그해 2차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의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에스엠랩에 과감히 투자, 최대 주주가 됐다. 지난 3월엔 보다 빨리 충전되고 보다 오래 지속되며 보다 저렴한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 ‘인터배터리 2024′ 행사에서 실물을 공개하고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 전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1조원 이상을 투입, 작년 9월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3억셀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 공사에 들어가 올해 말 준공하고 내년부터 ‘21700 배터리’ 등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류광지 회장은 “부산이 세계를 놀라게 할 K-배터리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