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연세병원은 의료진의 술기와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진정성을 협진 시스템의 기본으로 보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수혈과 감염항생제 사용의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사진은 최유왕(맨 앞 왼쪽에서 네 번째) 강북연세병원장과 의료진이 모여 있는 모습. /이영규 전문병원 기자, 강북연세병원 제공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관절전문병원 ‘강북연세병원’이 개원 15주년을 맞았다. 올 초 신규 방문 환자 수 10만 명 돌파, 서울 강북·노원·중랑구에서는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 및 관절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런 성과 뒤에는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을 포함한 관절·척추 클리닉 전문의 8명과 내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3명의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 있었다. 지난 5일 강북연세병원 2층 진료실에서 만난 최 병원장은 “의료진의 술기와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는 진정성이 협진 시스템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이용한 신 의료기술 도입… 관절염 통증 줄여줘

최 병원장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 의료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최 병원장이 협진 시스템을 강조한 이유는 고령층 환자 때문이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는 417만8947명이다. 전체 환자 중 81%가 6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최 병원장은 “저출산 문제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탓에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평소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던 최 병원장이기에, 고통 받는 환자를 가만히 지켜볼 순 없었다. 그래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 의료기술을 병원에 도입했다. 태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망가진 연골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환자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환자의 무릎 관절강 안에 넣는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주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통증의 부담은 줄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비교적 안전한 수술인 만큼 6월 한국보건의료원으로부터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은 신 의료기술로 승인됐다.

◇무수혈 인공관절수술-최소침습 척추내시경으로 치료 만족도 높아

물론, 퇴행성 관절염 3기 이상일 땐 인공관절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최 병원장은 무수혈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수혈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 걱정을 덜고 있다. 정교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의료진의 집도하에 최소절개와 수술시간 단축이 가능해 출혈량이 적은 것이다. 수술 후 피 주머니 없이 2차 감염에서 자유롭고, 조기 보행과 재활로 빠른 일상복귀가 가능하다. 강북연세병원의 척추클리닉 역시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통한 최소 침습 척추수술로 출혈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은 5mm의 작은 구멍을 낸 뒤 특수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삽입해 치료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정상조직 손상이 거의 없고 출혈도 작아 회복이 빠르며 흉터가 거의 없다. 최 병원장을 비롯한 모든 의료진의 환자를 생각하는 노력 덕분에 강북연세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수혈과 감염항생제 사용의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실제 환자 상태를 살펴 보는 최 병원장의 모습.

◇”병원을 찾는 환자 위한 노력이 의료진이 가져야 할 책무”

최 병원장은 병원 내에서 ‘크레이지 닥터(Crazy doctor)’로 불린다. 그의 머릿속엔 오롯이 더 좋은 치료법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출근 후 그가 가장 먼저 하는 말도 늘 정해졌다. “환자들 상태는 좀 어때?”

그가 크레이지 닥터로 불리게 된 계기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병원장을 찾아 온 한 환자가 있었다. 관절 이상으로 3년 넘게 제대로 걷지 못했던 환자였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30번 넘게 수술을 받았음에도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 병원장은 고심 끝에 그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고, 수술 후 환자가 건강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런 노력은 강북연세병원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됐다. ‘이 땅의 모든 사람이 관절·척추 질환에 의한 고통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 병원이 추구하는 본질적 가치다. 이런 아이덴티티는 실제 의료진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리에게 환자는 단순히 병원을 방문한 고객이 아닙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이 내미는 손길을 우리는 결코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내일의 희망을 품게 만드는 일, 제가 의사가 된 이유입니다.”

최 병원장은 환자 치료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과거와 달리, 주변에 병원이 많아진 덕분에 환자들은 어딜가든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병원을 찾아가선 안 됩니다. ‘의료진이 가진 술기는 어떠한지’ ‘의료진이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등 병원이 가진 특징을 잘 알아봐야 하죠. 관절염 같은 질병의 경우 노화의 일부분인 만큼 제대로 된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한 노력이 의료진이 가져야 할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일선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