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각종 제품의 전기화(電氣化)와 AI(인공지능)의 확산 등을 통한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ESS(에너지 저장 장치)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전기를 저장·공급하는 ESS를 발판으로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사내 독립 기업 AVEL은 지난 5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배전 연계 단독형 ESS(에너지 저장 장치) 상업 운전 기념식을 가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발전소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발 전력 수요 폭증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사내 독립 기업 AVEL,국내 최초 단독형 ESS 발전소 운영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 독립 기업 AVEL은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배전망 연계형 ESS 발전소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해당 발전소는 재생에너지와 ESS, 지역 배전망을 직접 연계하여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총 6.3MWh(메가와트시) 용량으로 600여 가구에 하루 동안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VEL은 이 발전소를 통해 제주 지역의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줄이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또 한국전력공사와 ESS 활성화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맺고, 전력 계통 안정화를 위한 전력 신사업 모델 개발, 제도 개선 및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도에서 미래 전력 산업을 대비하는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태양광, 해양 에너지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20%를 차지할 정도로 평균 8% 수준인 내륙과 비교해 크게 높다. 다만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발전소와는 달리 불규칙성이 크다는 건 한계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일도 많고, 전기를 과잉 생산할 때에는 일부러 발전기의 출력을 제한하는 경우도 많다.

AVEL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ESS 및 배전망 연계 기술을 도입했다. ESS에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력 수급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예측 불가능한 재생에너지의 수급을 더욱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AVEL의 ESS 발전소는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전력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며 “AVEL은 앞으로도 ESS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역에 전력망 연계형 발전소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고 전력 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으로 전력망 연계형 발전소 확장

제주 서귀포 ESS 발전소는 AVEL이 추진하는 EA(Energy Aggregation) 사업의 하나로, AVEL은 앞으로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 신뢰성, 경제성을 강화해 제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력망 연계형 발전소를 확장할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기술 혁신을 추진한다.

한편, AVEL은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의 첫 사내 독립 기업으로 출범한 이후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올 초 전력 시장 제도 개선을 위한 제주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시범 사업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력 중개 사업자로서 참여했으며,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ESS 발전소 인허가를 취득했다. 6월부터는 제주도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에 정식으로 참여했다.

황원필 AVEL 대표는 “이번 발전소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크게 줄여 제주도의 전력 시스템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버려지는 에너지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