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중구 황학동 신중앙시장에서 열린 ‘힙도락 축제’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축제는 중구청과 신중앙시장 상인회가 함께 만든 신중앙시장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소개를 비롯해 구민이 함께하는 노래대회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졌다. 축제에 참석한 김길성 중구청장은 “신중앙시장의 BI를 보니 젊음의 역동감이 느껴진다”며 “이곳이 모든 시장의 모범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62년 문을 연 신중앙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2~3년간 인근 신당동 일대가 ‘힙당동(힙한 신당동)’으로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신당동 상권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은 신중앙시장까지 확장하면서 레트로(복고) 감성을 표방한 식음료 매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농수산물 판매 상점보다 음식과 주류 취급점이 많아진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먹을텐데’에 등장해 이름을 알린 ‘옥경이네 건생선’이나 ‘어맥(어묵+맥주)’으로 유명한 ‘산전어묵’ 등 기존 노포 감성에 더해 퓨전음식과 하이볼 등을 판매하는 ‘힙’스러운 상점들이 들어서며 변화를 선도 중이다.
젊은 고객이 몰리면서 하루 평균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장 방문객은 2만명을 넘어섰다. 고객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시장도 젊어지고 있다. 시장에 입점한 39세 이하 상인은 최근 5년 사이 2배가량 늘었다. 장종윤(45) 신중앙시장 상인회장은 “기동력이 있는 젊은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카드를 발급받으면 가게 5곳에서 10%를 할인해주는 ‘신당유니온 패스 카드’ 등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젊어진 상인회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황학상권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결의문까지 내놓으며 상권 발전에 몰두하고 있다.
신중앙시장은 지난해 ‘2023 서울시 디자인 혁신 전통시장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서울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전통시장 전담부서를 운영하는 중구청이 상인회와 협력해 공모를 준비한 결과다.
이 사업을 통해 신중앙시장은 오는 2026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유명 시장인 ‘산타 카테리나’처럼 지역성과 역사성을 살린 아케이드와 진입로를 갖추고 내부 시설물에도 혁신적인 디자인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