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 8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사진은 장재훈 당시 현대차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기술부터 배터리 기술까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시스템 적용 차종을 확대하고 새로운 개념의 미래차를 출시하는 한편, 배터리 이상 사전 진단 기술 등 배터리 역량도 함께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적용 7차종→14차종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경쟁력을 강화해 하이브리드차 수요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준중형·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대형·럭셔리 차급까지 늘린다.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모든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선택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연비를 대폭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내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과 동등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하면서도 출력·연비 면에선 경쟁사 시스템보다 앞선다”고 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출시하기로 했다. EREV는 평소엔 순수 전기차처럼 충전된 배터리로 운행하지만, 장거리를 갈 경우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졌을 때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불안한 주행거리와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다.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약 30% 축소해 동급 전기차 대비 EREV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6년 말 북미·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북미에선 연간 8만대 이상, 중국에선 연간 3만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배터리 사전 진단 기술 강화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 보급형 NCM 배터리는 니켈 비율을 조정해 기존 NCM 배터리 대비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2030년까지 20% 이상 높일 계획이다.

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도 고도화한다. 현재 적용 중인 BMS(배터리관리시스템)의 배터리 이상 사전 진단 기술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한 외부 충격 등으로 배터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 셀 간 열 전이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배터리 개발 역량을 내재화해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하기로 했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 구조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전 ‘CTP(Cell to Pack)’ 대비 배터리 시스템 중량은 10% 감소하고, 냉각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열 전달 성능은 최대 45%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현대차 의왕연구소 안에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선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