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치매는 암보다 더 공포스러운 질병이다. 암은 현대 의학으로 완치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현재까지도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다. 치매 초기에는 단순한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억력뿐 아니라 ▲인지력 ▲판단력 ▲감정조절 능력까지 상실하며 자신의 존재를 잃게 된다. 또한 혼자서는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가족이나 시설의 돌봄이 장기간 필요하다. 이렇듯 치매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질병이다. 결국 치매가 오기 전에 최대한 노력해 치매를 예방하고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이 관건이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 개선뿐만 아니라 두뇌 건강 관리와 수면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두뇌 인지 기능에 매우 중요한 성분 ‘포스파티딜세린’
포스파티딜세린(Phosphatidylserine)은 인지질의 일종으로,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뇌의 신경 세포막에 분포돼 있으며, 뇌세포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두뇌에 노화가 진행되면 뇌세포 속 포스파티딜세린의 양도 점차 줄어든다. 이에 세포막의 지질 조성과 점성이 변화하면서 신경 섬유가 손실되고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력이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뇌세포의 기능이 퇴화하고 기억력 감퇴와 인지력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중년 이후부터는 포스파티딜세린을 보충해 뇌세포의 퇴행을 막고 신경신호 전달 메커니즘이 망가지지 않도록 지켜줘야 한다.
◇기억력·인지력 강화하고 치매 원인물질 축적 억제
포스파티딜세린은 뇌신경 세포막을 활성화하고 뇌세포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합성 및 분비를 촉진한다. 아세틸콜린이 부족한 경우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포스파티딜세린이 아세틸콜린의 양을 유지하고 뇌세포 간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신경 세포막의 수상돌기 밀도를 증가시켜 기억력과 인지력을 강화해 주는 것이다.
치매의 원인물질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효과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포스파티딜세린이 노년층의 치매와 인지장애 위험을 감소시키고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원료로 인증돼 있으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도 노화로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두뇌 건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12주 섭취로 학습 인지력, 기억력 개선 효과 확인
포스파티딜세린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기억력 감퇴 ▲인지력 저하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등에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65~78세 노인을 대상으로 매일 포스파티딜세린 300㎎을 12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학습 인지력과 얼굴·이름 연계 인식능력, 안면인식능력 등이 개선됐다. 50~90세 남녀를 대상으로 매일 포스파티딜세린 300㎎을 12주간 섭취하게 한 실험에서도 ▲인지기능 ▲기억회상 ▲실행기능 ▲집중력 ▲정신적 유연성 등 전반적인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한 포스파티딜세린은 치매 환자에게도 인지력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평균 연령 60.5세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매일 300㎎을 포스파티딜세린을 12주간 투여한 결과, 기억력은 13.9년, 학습 능력은 11.6년, 전날 본 사람에 대한 인지능력은 7.4년, 10자리 숫자 암기 능력은 3.9년이 연장되는 효과를 보였다.
◇양질의 수면도 치매 예방에 도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면의 질과 양이 치매 발병 위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잠을 깊이 못 자고 뒤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뇌의 해독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플라크’가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로 줄어들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규칙적이고 깊은 수면은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7~8시간의 적절한 수면은 뇌의 독성 물질 제거를 돕고,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히 REM(급속 안구 운동) 수면 단계는 뇌의 기억 통합과 신경 연결 강화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만큼 수면은 피로 해소를 넘어 뇌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만큼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
◇멜라토닌, 천연의 수면 개선제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천연 호르몬으로, 졸음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치 못하면 불면증이 오거나 수면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이런 경우 멜라토닌을 섭취해 보충하면 수면의 깊이가 증가하고 깨어나는 횟수가 감소해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향상된다. 잠자기 전 최대한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는 것도 멜라토닌 분비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