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6일 오후 부산교육청 ‘SW·AI교육거점센터’가 문을 열었다. 3년 전쯤 폐교한 부산 북구 덕천동 옛 덕천여중 건물을 재단장했다. 이 센터는 AI(인공지능), SW(소프트웨어) 등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디지털 교육 공간이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전시·체험·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센터는 연면적 약 7225.45㎡에 지상 4층 규모다. 1층은 뮤지엄D(실감형 영상체험), 아트스페이스(반응형 디지털아트 감상), XR스테이지(가상현실, 증강현실 체험), 아카이브D(센터 교육 데이터 공유·관람), 라운지D(휴식 공간), 스페이스바(식사 공간) 등 전시·체험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2~4층엔 ‘그라운드D’라는 미션 해결형 체험공간을 비롯, 데이터 사이언스랩, 코딩랩, 메타버스랩, 로봇파크, AI스퀘어, 게임·사운드랩, e스포츠파크, 뉴미디어 스튜디오, AI크리에이트랩 등 9가지의 특색있는 교육공간이 들어서 있다. AI부터 데이터, 가상현실의 종합판인 메타버스, 로봇, 게임, 뉴미디어, 유튜브나 틱톡 영상 제작과 관련된 크리에이터 등 요즘 각광, 주목받는 첨단 ICT 기술들을 망라했다.
부산교육청 김현구 디지털미래교육과장은 “이 정도 규모로 AI, SW교육을 위한 독립적 센터를 마련한 것은 전국에서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이 센터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창의적, 논리적 사고력을 높이는 부산형 디지털 교육 혁신의 핵심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교육이 AI로 혁신에 나서고 있다. ‘SW·AI교육거점센터’는 그 신호탄이자 교두보다. 부산교육청 이상률 교육국장은 “AI교육은 학생들이 AI기술과 원리를 활용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교육을 넘어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 AI 대전환 시대(AX)에 적응하고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교육청은 이를 위해 올해 22개 AI교육 선도학교, 4개 AI융합교육 중심고, 12개 디지털 기반 미래교육 거점학교, 5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연구 및 선도학교, 1개 미래교육 연구학교를 지정, 운영에 들어갔다. 초등학교는 1~4학년 디지털 소양교육, 5~6학년 컴퓨팅 사고력 교육 등 학년군별로 34시간 이상 AI·SW교육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3년간 68시간 이상의 정보교육을 하는 중이다.
또 전국 처음으로 시내 464개 초·중학교 전체에 각 학교당 150만~300만원의 ‘피지컬 컴퓨팅’(컴퓨터와 관련된 어떤 장치를 만들거나 활용하면서 컴퓨터나 프로그램 작동 원리 등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 실습비를 지원하고 있고 AI교구를 활용하는 동아리 180팀을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각급 학교 교직원 1만6300여명에 대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연수도 시행한다. 이밖에 학부모·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전시체험, 학부모 디지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디지털 체험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부산교육청은 이에 앞서 초등학생용 디지털 소양교육 보조 교재인 ‘디지털은 내 친구’를 2023~2024년 5학년용, 3~4학년용, 1~2학년용 등 학년별로 제작, 배포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인공지능으로 가르치고 배우기 등 4권으로 이뤄진 인공지능 교육자료를 만들어 각 학교에서 이용하도록 했다.
그렇다고 AI 등 디지털 기술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산교육청은 ‘딥페이크’,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등 디지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AI·SW 교육시간에 관련 교육을 10시간씩 하도록 하고 있다. 또 ‘찾아가는 정보윤리 교육 및 사이버도박 예방 특강’도 운영 중이다.
또 이런 흐름에 맞추고 지역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해 특성화고 체제도 개편하고 있다. 옛 서부산공고를 항공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부산항공고’로 바꿔 문을 열었고, 해운대공고를 부산해군과학기술고로 전환해 오는 3월 개교할 계획이다. 또 부산의 전력반도체 특구 지정에 맞춰 부산전자공고를 ‘부산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로 전환해 오는 2027년 3월 개교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