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직원들이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 홀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1~4공장에 보유한 다양한 크기의 바이오리액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이 고객이다./삼성 제공

삼성은 AI(인공지능)와 바이오, 전자 장비(전장) 등을 미래 핵심 분야로 삼고 핵심 기술 확보 및 선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달 유럽 한 제약사와 2조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 계약을 수주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다. 2011년 회사 창립 이래 체결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AI, 전장·전기차,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삼성의 전략이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해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미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실현하겠다고 했다. 작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 기준 연 매출 4조5473억원과 영업이익 1조320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업계 기록을 새로 쓰고 있고, 올해도 20%대 고성장이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세계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2027년 신공장이 준공되면 생산 능력은 세계 1위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AI 시대 필수 신기술 선도

삼성전기는 서버·AI 등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차세대 ‘실리콘 캐패시터’를 2025년 양산할 계획으로, 작년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생산되는 캐패시터로 반도체 패키지의 두께를 얇게 설계할 수 있고,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삼성SDS는 기업과 공공기관 맞춤형 AI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기업 업무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빠르고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패브릭스(FabriX)’와 메일·메신저·미팅·문서 관리 등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서비스를 작년 출시했다. 현재 100여 기업 고객이 도입했으며 15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삼성SDS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초거대 AI 기반 플랫폼 이용 지원’ 컨설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초거대 AI 활용을 원하는 행정·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제공해,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은 물론 대국민 서비스까지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술 경쟁력으로 삼성 중심의 생태계 구축

삼성전자도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을 목표로, AI 기술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매년 5억대 이상 판매한 다양한 제품 특성에 맞는 AI 기술과 3억6000만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한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결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년 이상 축적해 온 스마트홈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사용자와 가족, 반려동물까지 세심히 관리해 주는 ‘홈(Home) AI’가 목표”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업 삼성SDI는 작년 8월 미국 GM과 2027년 양산 목표로 미 현지에 약 35억달러를 투자해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를 대비해 고성능 개발, 생산에 집중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하는 GM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