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세상살이 속에서 거창하게 마음먹고 실천하는 ‘나눔’은 오히려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 ‘나도 살기 힘든데…’라는 생각으로 겨우 손을 내밀기보다, 함께 숨 쉬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는 ‘생활 속 동행’이어야 지속 가능하다.
나눔을 사명으로 하는 비정부기구(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를 비롯해 각 기업의 사회복지 재단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손잡고 동행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동행은 혼자서 어려운 나눔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나눔을 삶의 일부로 만들어 값진 보람까지 선사한다. 내가 서 있는 이 땅에서 시작된 ‘동행’의 한 걸음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각자 자리에서 가능한 일을… NGO들 ‘전문성’으로 무장
한 단체가 모든 일을 감당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각종 NGO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아동 보호 안전망을 자처하는 초록우산은 그동안 효자·효녀, 혹은 ‘기특한 아이들’로 여겨졌지만, 사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가족 돌봄 아동’의 존재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관련 정책 개선과 법 제정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랑의 열매’로 널리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기부자와 도움이 필요한 취약 계층, 복지 단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은퇴자 봉사 조직인 ‘레드크로스 시니어스(Red Cross Seniors)’를 운영하며, 은퇴한 시니어들의 사회적 고립 예방과 사회공헌 활동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실버비전은 ‘노인 취약 계층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의료 안전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과 진료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무료 급식 사업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NGO들의 노력은 국내를 넘어 지구촌 전체로 향하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아동·청소년을 세계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힘쓰는 굿네이버스는 ‘희망 편지 쓰기 대회’를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구 반대편 친구들을 위한 작은 실천까지 유도하고 있다.
옥스팜은 유니레버·막스앤스펜서 등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며 기업의 ‘인권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도적 지원 사업은 물론,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설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지구촌 대표 분쟁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위한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영원무역과 함께 방한 외투 4만800벌을 지원하기도 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전 세계 소녀들의 조혼(早婚)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방송인 홍진경과 함께 ’1000명의 소녀들' 캠페인을 진행하며 후원도 독려하고 있다.
◇기업의 체계적인 사회공헌,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기업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자체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갑작스럽게 위기가 닥쳐 경제적·정서적·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3일 안에 신속히 지원하는 ‘SOS 위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 밖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 △자립준비 청년 등을 위한 ‘돕돕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GS그룹은 지난해 연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 40억원을 기탁하고, 계열사별로 임직원 자원봉사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사례로 △GS칼텍스의 한국에너지재단 ‘에너지 효율 개선 민관 공동사업’ 민간기업 최초 참여 △GS건설의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 활동’ △GS리테일의 재해·재난 지원 및 다양한 기부 활동 △파르나스호텔의 연말 기부 캠페인 등이 있다. 각 계열사가 자신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과 지역 모두 살리는 영월군·원주시의 ‘동행’ 정책
강원 영월군은 2023년 1월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2년간 총 5억3630만원의 정성을 모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를 지정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마음 가는 지역에 직접 기부할 수 있어 기부자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원주시는 지역 대표 향토기업인 삼양식품·서울에프엔비·네오바이오텍의 선한 영향력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원주시는 이들 향토기업과 발맞춰 ‘친기업 정책’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으며, ‘원스톱 소통 창구’로 관내 기업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또 향토기업과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