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병균 감염률은 30% 낮고, 퇴원 회복 속도도 빠르다." 일본 노인의료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혈중 알부민 수치가 정상인 노인은 수술 후 병균 감염률이 30%나 낮았고, 회복 평가 점수도 월등히 높았다.

알부민은 단순히 영양을 공급하는 단백질이 아니다.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흡착·중화하는 천연 항산화제로,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맡는 다기능 단백질이다. 때문에 알부민 수치가 떨어지면 염증성 질환이나 만성 피로, 회복 지연, 면역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병원에서도 환자의 영양 상태를 파악할 때 알부민 수치를 가장 먼저 확인해 면역력과 회복 가능성까지 예측하고 있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 이상 신호가 생긴다. 피로 유발을 비롯해 어깨나 목이 뻐근하고 오른쪽 윗배가 아픈 건 모두 간 기능 저하 때문이다. 간은 기능이 떨어지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다. 평소 간 건강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유나바이오

◇노화·질환으로 줄어드는 알부민, 고령층일수록 더 ‘위험’

알부민은 체내에서 가장 풍부한 혈장 단백질로, 약 90% 이상이 간에서 만들어진다. 간이 건강하면 매일 일정한 양의 알부민이 생성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간세포의 재생 능력이 떨어지고 단백질 합성도 저하돼 알부민 생성량도 서서히 감소한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특별한 간 질환이 없어도 알부민 수치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 인구의 약 51%가 당뇨병 환자이거나 전 단계인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장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고, 혈액 속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나타나는데, 이때 가장 많이 소실되는 단백질이 바로 ‘알부민’이다. 결국 노화와 당뇨가 겹치면 알부민 수치의 급격한 감소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알부민 부족하면 몸 망가져…부종, 근 감소부터 뇌경색까지

알부민이 부족하면 혈액 삼투압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혈액 속 수분이 조직적으로 빠져나가 손발이 붓거나 복수가 차는 등의 부종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알부민은 혈청 단백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단백질 저장고 역할을 하며 근육 유지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체내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면 근육 분해가 촉진되고, 특히 하체 근력 저하와 근감소증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알부민 수치가 낮은 고령층에서는 걷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오래 서 있지 못하는 등의 일상 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알부민이 신경 보호 작용도 한다는 것이다. 아주대 연구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 49명을 대상으로 알부민 투여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투여 3일 후 알부민군의 뇌경색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했다. 미국국립보건원의 뇌졸중 척도(NIHSS) 점수 역시 대조군보다 낮아졌다는 결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알부민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수비수로도 작용한다. 혈액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을 예방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같은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외부 보충이 필요한 알부민, 떨어지기 전 미리 챙겨야

예전에는 나이 들어 기력이 쇠하거나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몸이 무거울 때면 알부민 주사를 맞곤 했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간이나 신장 질환 등의 치료용으로만 처방이 가능하며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는 알부민의 원료인 혈액 공급이 어려워 수급을 제한한 것으로 최근에는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성분 개발이 눈에 띈다.

난백분은 알부민의 주요 성분으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어 소화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실크펩타이드는 간 기능을 도와 알부민 합성을 촉진하는 천연 성분으로,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따르면 실크 펩타이드를 4주간 섭취한 실험군에서 간 손상 지표(AST, ALT)가 20~25% 낮아졌고, 몸속 항산화 기능도 최대 30% 향상됐다.

알부민은 단순한 단백질이 아니라 몸 구석구석을 돌며 수분, 노폐물, 각종 영양소를 운반하는 배달꾼이자, 염증을 막고 면역을 유지하는 수비수 역할까지 수행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이처럼 복합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알부민은 ‘떨어진 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기 전’부터 미리 챙겨야 한다. 특히 평소보다 피로회복이 늦어지거나 부종이 잦아지고 회복력이 느려졌다고 느낀다면 지금이 바로 내 몸의 알부민 상태를 점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