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곁에서 재활을 도왔더니, 치료 효과가 6~7배는 좋아졌다.”
국내 대표 어깨 명의로 꼽히는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 천용민 대표원장은 지난해 6월, 16년간 몸담았던 세브란스병원을 떠나 직접 병원을 열었다. ‘환자 가까이에서 회복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세브란스병원 교수 시절에는 환자가 천용민 원장에게 수술을 받으려면 2년을 대기해야 했다. 수술 후 재활 치료는 당연히 환자의 몫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수술부터 재활까지 책임지고 있다.
“어깨는 재활이 반… 회복력 7배 좋아졌어"
어깨 치료는 ‘수술이 반, 재활이 나머지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 대다수 대학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는 6주째부터 재활을 권장받고, 3개월 뒤에야 다시 외래 진료를 받는다. 설사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더라도, 절차가 복잡해 의사가 의도한 대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천용민 대표원장은 “스스로 아픔을 이겨가며 적합한 재활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대학병원에 있을 당시 환자들을 외래에서 보면 십중팔구 재활 운동을 하지 않아 관절이 90∼95%는 굳어있었다”고 했다.
대부분 어깨 수술은 뼈에 연부 조직을 붙이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수술 후 적절한 시기에 움직이지 않으면, 딱딱하게 굳는다. 재활로 주변부 약해진 근육을 다시 키우고, 근육과 힘줄의 균형을 맞춰야 원활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없이 그대로 굳으면 유착성 관절낭염이 생겨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천 대표원장은 “수술을 아무리 잘 해도 관절이 굳어버리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치료 후 환자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맞춤형 재활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에서는 전문 재활팀이 원장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환자에게 맞춤형 어깨 특화 재활 치료를 처방한다. 재활을 단순한 회복의 단계가 아닌, 치료의 연장선으로 보고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재활 치료는 통증, 운동 범위, 근육 회복 속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이뤄진다. 물리·도수 치료 등이 가능한 재활치료실을 외래 진료실 바로 옆에 두고, 재활팀이 진료 후 바로 정보를 공유받아 환자의 일일 회복 수준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운동 자극과 휴식 간의 균형, 가동 범위 증가를 위한 단계별 프로그램, 통증 완화를 위한 물리 치료 등 각 단계별 맞춤형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재활을 ‘환자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아닌 ‘의료진과 완성하는 치료 경로’로 기능하도록 했다.
천용민 대표원장은 “재활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지금 환자들의 관절 운동 범위 회복력을 보면 6∼7배가량 더 좋다”고 했다.
수술한 의사가 재활까지 담당해야 ‘適期’ 안 놓쳐
재활 치료는 수술한 의사에게 받는 게 가장 좋다. 재활 치료 과정의 큰 틀은 ▲아물기를 기다렸다가(1단계)▲스트레칭 등으로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고(2단계) ▲저항 운동 등으로 수술한 부위를 튼튼하게 만드는(3단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적절한 때’인데, 환자 스스로는 물론 수술하지 않은 의사도 알기가 어렵다. 수술한 의사가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천용민 대표원장은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다른 기관으로 의뢰하려고 아무리 자세한 설명을 적어놔도, 하면 안 되는 재활을 하는 경우를 매우 많이 봤다”며 “수술 받은 병원과 다른 곳에서 재활을 받으면 의사의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맞춤형 재활보다는 일반적인 재활을 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어깨 수술인 회전근개(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이루어진 구조) 파열 봉합술을 예로 들면, 힘줄 등 연부조직을 성상이 전혀 다른 뼈에 붙이는 수술이라서 아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보통 한 달 반을 어깨 보조기를 차고 고정해야 한다. 고정 기간을 거치는 동안 어깨가 굳는다. 회복이 빠른 환자는 어깨가 굳기 전에 2단계로 나아가야 관절 운동 범위를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반면, 재파열 위험이 큰 환자는 확실히 아물게 하기 위해 더 오래 1단계에 머물러야 한다. 천 대표원장은 “환자의 회복 속도는 수술한 의사가 가장 정확히 파악하므로, 믿고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의료진·진료의 질 최상, 장비·시설까지 ‘대학병원급’
물론 재활 전, 일차적으로 수술을 잘 해야 한다. 연세천용민정형외과의원에서는 대학병원 수준의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의료진 스펙이 남다르다. 천용민 대표원장은 어깨 진료·수술·학문 분야 명의다. 정형외과 분야 최고 저널인 ‘미국정형외과학회지’에 논문을 여덟 편 실었다. 어깨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편수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 임상 분야 학술 본상도 두 번 받았다.
천 대표원장 외에도 정형외과 신주철 원장, 영상의학과 홍석주 원장, 마취과 이정웅 원장이 함께 환자를 본다. 신주철 원장은 천용민 대표원장의 연세대 의대 제자로, 세브란스병원에서 견주관절 전임의를 했다. 신주철 원장은 머리가 비상한 것으로 유명한데, 고등학교 3학년 당시 학업 성적이 뛰어나 조선일보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신 원장은 “대학병원에서의 바쁜 진료 시스템에서 벗어나 환자를 더 자세히, 자주 보면서 맞춤 치료를 할 생각에 은사를 따라나섰다”며 “내가 추구하는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라는 목표를 잘 실현할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실제 실천해가고 있다”고 했다.
홍석주 원장은 고려대 구로병원 근골격계 분야 영상의학과 교수로 20여 년을 재직하다가 연세천용민정형외과로 합류해, 보다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홍 원장은 “환자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가까이서 돕고 싶던 차에, 어깨 질환 명의 천용민 원장이 나와 같은 비전으로 병원을 연다는 것을 알게 돼 함께 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마취·통증 전임의를 마친 이정웅 원장은 비수술적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 원장은 “대학병원에서는 아무래도 환자, 의료진간의 소통이 어렵다”며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최적의 진료 환경이다”고 했다.
관절경 등 주요 수술 장비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다. 수술실 환경도 마찬가지다.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수술실 환기 시스템을 양압·음압 모두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천용민 대표원장은 “수술이 아무리 잘 돼도 감염 한 번이면 모든 게 망가질 수 있다”며 “대학병원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기 위해 강박이 생길 정도로 노력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