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신약 개발 범위를 대폭 확장하며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합성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신약 개발 범위를 대폭 확장하며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첨단 치료법을 기반으로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 및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s)’를 겨냥한 전략적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개방형 혁신 통해 글로벌 협력 강화

종근당은 2023년 2월 네덜란드 시나픽스(Synaffix)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글리코커넥트(GlycoConnect™) △히드라스페이스(HydraSpace™) △톡신(toxSYN™) 등 3종의 플랫폼 사용권을 확보했다. 2022년 2월에는 CGT 위탁개발생산(CDMO)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인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설립해 기존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언드러거블 타깃(Undruggable Target)’을 겨냥한 희귀·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종근당은 산학연(産學硏) 협력뿐 아니라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해 공동 개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2023년 11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종근당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개발 및 상업화와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와 약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CKD-510은 종근당이 자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on-Hydroxamic Acid·NHA) 플랫폼이 적용됐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계 등 HDAC6 연관 질환에 대해 유의미한 약효를 나타냈다.

◇만성질환 치료부터 항암까지… 파이프라인 다각화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부터 난치성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적응증(대상 질환)을 타깃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운영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8’은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 억제제이다.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고 고밀도지단백(HDL) 수치는 높여준다. CKD-508은 기존 1세대 CETP 억제제의 한계였던 △약물이 의도한 표적 외의 다른 생체 분자나 조직에 작용해 부작용을 유발하는 오프타깃 효과(off-target effect) △약효 미약 △안정성 문제 등을 개선한 2세대 약물이다. 영국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미국 내 임상에 착수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기반 바이오신약 ‘CKD-702’는 2022년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임상 1상 파트1 데이터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 권장 용량과 약동학·안전성·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CKD-702는 암세포 표면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c-Met)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아 두 수용체의 분해 및 신호 차단을 유도한다. 동시에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작용을 통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해 기존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종근당은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창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c-Met 항체에 시나픽스의 ADC 기술을 결합한 ‘CKD-703’도 연구 중이다. 이 약물은 c-Met 신호 차단 및 세포독성 약물의 종양 내 전달을 통해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유도하는 차세대 ADC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