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에서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 설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소개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을 현재의 2배 수준인 20조원으로 끌어올리고 HVAC 중심으로 전체 사업에서 B2B 비중을 45%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을 전담하는 ‘ES(Eco Solution)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가정용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공조 설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효율·고성능 제품을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병행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설루션,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생성형 AI의 확산에 따라 고성능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냉각 시스템을 필수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수요에 발맞춰 차세대 열 관리 설루션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LG전자의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가 있다. 칠러는 건물이나 설비의 열을 제거하기 위해 차가운 물을 만들어 공급하는 대형 냉각 설비다.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우는 자기 베어링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기존 베어링 방식에 비해 마찰 손실과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5’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발열 부품(칩)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냉각 설루션과 냉각수 분배 장치(CDU·Coolant Distribution Unit)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액체냉각은 냉각판(콜드 플레이트)을 칩에 부착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냉각 효율이 높아진다. CDU는 인버터 펌프 제어 기술로 냉각수 흐름을 정밀하게 조절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한다.

냉각수 분배 장치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LG전자가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ata Center World) 2025’에서 소개한, 데이터센터 내에서 칩의 열을 냉각시키는 액체냉각 설루션이다.

◇현지 맞춤형 개발부터 인력 양성까지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제품과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에어설루션 연구소를 설립하고 현지 시장 요구에 최적화된 기술을 직접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부터 판매, 설치,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현지에서 처리하는 ‘현지 완결형’ 사업 구조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43개국 70여 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연간 3만 명 이상의 현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HVAC 아카데미. HVAC 아카데미는 43개 국가 70여 개 지역에서 매년 약 3만 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등 글로벌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I 기반 건물 전체의 냉난방을 한눈에 제어

냉난방 설비가 대형화·복잡화됨에 따라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플랫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냉난방 장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제어하는 ‘비콘클라우드(BECON Cloud)’를 운영하고 있다.

비콘클라우드는 실시간 장비 모니터링 및 제어는 물론 AI 기반 고장 예측 기능을 탑재해 장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낭비는 줄이고, 고객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냉난방 환경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