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에선 기세가 관건이다. 해결사가 종종 승패를 가른다. 단기전에서 자주 생기는 변수를 어떻게 통제하느냐도 중요하다.
키움과 KT가 16일부터 5전3선승제로 준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두 팀은 2022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서 80승62패2무로 동률을 이뤘다. 키움이 상대 전적에서 8승7패1무로 앞서 3위를 했다. KT는 리그 최종전 때 LG에 끝내기 패배를 당해 손에 거의 쥐었던 3위를 놓쳤지만, 13일 와일드카드전에서 KIA를 완파하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는 경기 전날인 15일 오전에 발표된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미 “1차전엔 우리 팀에서 제일 센 투수가 나간다”고 공언했다. 올해 키움의 에이스는 안우진(23)이다. 그가 올린 15승은 국내 투수 중 최다승, 외국인 투수를 포함해 공동 2위다.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투구 이닝(196이닝)은 리그 1위였다. 정규 시즌 KT를 상대로는 다소 약했다. 4경기 등판해 2승1패를 했는데, 평균자책점이 5.11로 안 좋았다. 7월 28일에는 5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올 시즌 자신의 최다인 8실점으로 무너졌다.
KT의 1차전 선발 투수에는 엄상백(26)과 웨스 벤자민(29)이 물망에 오른다. 프로 7년 차인 엄상백은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1승2패)를 따며 승률 1위(0.846)를 차지했다. 키움전 성적은 2승1패(4경기)로 안우진과 같지만, 평균자책점이 2.20으로 좋았다. 포스트 시즌 등판 경험이 없다는 게 변수다. 키움전 2승(평균자책점 0.78)으로 강했던 벤자민은 와일드카드전에 8회 구원 등판해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예열을 마쳤다.
공격에선 올해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인 키움 이정후(24)와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오른 KT 박병호(36)의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두 강타자는 2018년부터 4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다. 박병호가 2022시즌을 앞두고 키움에서 KT로 이적하게 됐을 때 이정후는 눈물로 아쉬움을 삼켰다. 박병호는 지난달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친 뒤 4주 만에 돌아와 대타로 4경기에서 4타수2안타 2홈런 5타점을 올렸다. 와일드카드전엔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뜬공 2개·병살타) 1볼넷에 그쳤다.
사령탑의 지략 싸움도 볼거리다. KT 이강철 감독은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고, 올해 와일드카드전을 포함해 포스트시즌 5연승 중이다. 명투수 출신답게 매끄러운 마운드 운용 능력이 돋보인다. 준플레이오프에 처음 나서는 키움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 외에 다른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약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