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내놓으면 잘 칠 것이다".

2025 미국 어바인에서 펼쳐지는 2025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뜨거운 도전을 하는 선수를 한 명 꼽자면 내야수 윤도현(21)이다. 내야 백업 후보들이 너무 많아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이번에야말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터트려 1군에 자리를 잡을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윤도현은 2024 스프링캠프 MVP였다. 호주 1차 캠프에 이어 2차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타격으로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연일 홈런을 터트리고 2루타 등 장타까지 폭발했다. 신임 이범호 감독도 동기생 김도영과 함께 KIA 타선의 미래가 될 것으로 극찬했다. 마음속으로는 개막 1군 요원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캠프 막판 연습경기를 앞두고 옆구리 부상이 찾아왔고 그대로 1군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재활군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퓨처스 복귀 경기에서 3루타를 만들기 위해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유구골 골절상으로 또 이탈했다. 신인시절부터 매년 찾아온 세 번째 부상이었다. 이 감독이 가장 아쉬움을 표했다.

그 사이 동기생 김도영은 2024시즌 KBO리그를 폭격하며 최고의 타자로 발돋음했다. 윤도현도 시즌 막판 콜업을 받아 김도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첫 경기 3안타를 날리더니 다음경기는 2루타 2개를 생산했다. 김도영과 나란히 수훈선수 인터뷰도 했다. 6경기에서 5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홈런도 쏘아올렸다. 27타수 11안타, 타율 4할7리, 특유의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이 감독은 포지션도 3루수, 2루수, 유격수까지 두루 기용하며 한국시리즈 엔트리 가능성도 점검했다. 최종결과는 탈락이었다. 아무래도 백업 내야수로 타격보다는 수비가 중요했다. 경기 경험과 수비력을 갖춘 내야수를 발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시즌 막판에 보여준 천재성에 팬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윤도현은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2025시즌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범호 감독도 "도현이가 올해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기대를 걸고 캠프 명단에 이름을 넣었다. 4년 째를 맞아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였다. 김도영이 화력하게 꽃을 피운 만큼 윤도현까지 터진다면 현재와 미래가 밝을 수 밖에 없다.

대신 스프링캠프부터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백업 내야 후보들이 즐비하다. 패트릭 위즈덤(1루수), 김선빈(2루수), 박찬호(유격수), 김도영(3루수)까지 내야 주전은 확정됐다. 백업 자리를 놓고 서건창, 김규성, 변우혁, 홍종표, 박민에 윤도현까지 6명이다.  2~3 자리를 놓고 경쟁이 뜨겁다.

윤도현을 제외하고 모두 1군 경험이 풍부한 자원들이다. 서건창은 설명이 필요없는 베테랑이다. 홍종표는 타격 수비 주루까지 모두 가능하다. 박민과 김규성은 수비력이 뛰어나다. 1루와 3루 백업요원 변우혁은 작년 규정타석에 미달했으나 3할 타율에 성공해 계속 기회를 주어야 한다. 윤도현은 멀티포지션이 가능하지만 1군 경험에서 밀린다. 천재성을 드러내는 타격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 감독도 "미국 캠프 명단에 내야수들을 많이 넣었다. 내야수들 가운데 좋은 친구들이 많다. 수비는 종표도 민이도 규성이도 좋다. 방망이는 건창이가 가장 안정성이 있지만 종표도 작년 잘했다. 내야수 짜는게 너무 빡빡할 것 같다"면서도 "도현이도 내놓으면(출전하면) 잘 칠 것이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쟁을 이겨내 올라서라는 주문이었다. 김도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은 더 간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