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야구장 피치 클록에 18초를 의미하는 숫자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처음으로 ‘피치 클록(Pitch Clock)’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18초 내에 반드시 공을 던져야 한다.

일본 교도통신은 “WBC를 주관하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관계자가 2026년 WBC 본선 및 예선에 피치 클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로써 오는 봄부터 열리는 WBC 예선에서도 제한 시간이 적용된다. MLB는 이미 2023시즌부터 공식 경기에 피치 클록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피치 클록은 투구 시간에 제한을 두어 지나친 경기 지연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제한 시간을 어기면 볼 1개가 추가되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WBC에도 피치 클록이 적용되면 전 세계적으로 점차 정착되고 있는 ‘빠른 야구’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만프로야구(CPBL)는 이미 지난해 피치 클록(주자 없음 20초·주자 있음 25초)을 도입했다가, 올해는 이를 각각 18초와 23초로 줄이며 대응에 나섰다.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역시 올해부터 정식으로 피치 클록 제도를 시행한다. 다만 주자가 없을 땐 20초, 주자가 있을 땐 25초로, MLB나 향후 WBC 규정(15초·18초)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난해 시범 운영 당시에는 주자가 없을 경우 18초, 주자가 있을 경우 23초를 적용해 선수들의 적응을 유도했고, 올해부터는 위반 시 페널티를 부과하는 실질적 운영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