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관객이 사망했다. 사상 초유의 참사다.
NC 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 높은 곳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구장 관리 소홀 탓에 발생한 사고. 하지만 과연 사용 주체인 NC 구단 만의 문제였는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애당초 불량하게 설치한 업체와 관리 주체인 지자체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우리는 관리 잘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구단이 과연 있을까.
KBO는 뒤늦게 전 구장 안전을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후 약 방문이다. 평소에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일이 사고가 터지자 보여주기 식으로 호들갑을 떠는 모양새다.
KBO리그는 지난 3년 동안 막대하게 체급이 커졌다. 총 관객 2022년 607만6074명, 2023년 810만326명, 2024년 1088만7705명이 입장했다. 해마다 약 200만명 씩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에 80% 폭등했다. 21세기 프로야구 폭풍 흥행의 시발점이 됐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특수’ 때 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에는 2007년 410만4429명이 입장했다가 2009년 592만5285명으로 44% 증가했다.
야구 인기의 성장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KBO리그 수준과 발전 속도를 추월해버렸다.
KBO리그는 외형만 따지면 이미 국민의 20%가 즐기는 국민적 체육 문화 콘텐츠가 됐다. 인구 약 3억5000만명의 미국 메이저리그 한 시즌 관객이 7000만명 수준이다. 인구 약 1억2000만명인 일본은 연간 3000만명 정도가 프로야구를 직관한다고 조사됐다. 그라운드나 내외야 잔디, 배수시설, 라커룸, 훈련장, 관중석 등 제반 인프라는 미국 일본에 미치지 못하면서 몸집만 쑥쑥 커지고 있는 모양새.
반면, 관리 주체들의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5, 6년 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최다 관중 신기록이자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 그 흥행 열기를 고스란히 품고 시범경기부터 최다 관객 신기록을 쓰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3월 8,9일 이틀간 13만8552명이 운집했다. 일부 구장에서는 평일 경기가 ‘무료’라는 이유로 예매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오후 1시 경기에 아침 7시부터 팬들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관중 입장이 시작되자 경기장으로 우르르 달려 들어갔다. 엄청난 인기가 빚어낸 진풍경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자칫 누구 하나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없었던 아찔한 모습이었다. 티켓 값이 0원이더라도 예매 수수료만 받아 지정 좌석제를 운영한다면 과도한 자리 경쟁과 그로 인한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도 좌측 외야 안전공사를 개막 직전 부랴부랴 완료했다.
왼쪽 관중석 너머 인도와 차도가 바로 붙어 있는 구조. 비거리 140m 이상 대형 홈런 타구가 나온다면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날아올 위험이 컸다. 본지 보도(1월3일, 인도, 차도와 너무 가까운 대전 새 구장...홈런 타구에 대형 사고 날 수 있다?) 이후 홈 개막전 전날인 3월 27일까지 그물망과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추가 공사를 실시했다.
10개 구단 홈구장 그 어디에나 사고 위협은 도사리고 있었다. 미리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선제적 조치에 실패한 KBO 역시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00만 관객' 위상에 걸맞는 선진 리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