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비제이 싱(피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도하며 쇼트게임 레슨의 대가로 불리던 데이브 펠츠(85)가 세상을 떠났다. 미국 골프위크등 현지 언론은 26일 “데이브 펠츠가 지난 일요일 텍사스 집에서 85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며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펠츠는 전립선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오랜 세월 투병했다. 미켈슨은 소셜 미디어에 “저의 성공은 그가 저에게 가르쳐준 많은 것들 덕분이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펠츠는 1961년 미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해 인공위성 개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대학시절 골프 선수이기도 했던 그는 물리학을 골프에 접목시켜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했다. 아마추어 골프 선수로 활약했던 펠츠는 ‘황금곰’이란 애칭으로 유명한 잭 니클라우스(미국)에 22번이나 패하면서 프로 골퍼의 꿈을 접었다. 그는 패배 원인을 쇼트게임에서 찾았다. NASA연구원 시절 짬을 내 골프 연구를 했던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쇼트게임 공식을 찾아냈다. PGA투어 3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든 샷의 60% 이상이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인 것을 발견했다. 쇼트게임이 좋은 선수가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을 확인했다. 100야드 이상 거리에서 나오는 샷 실수는 7%였지만, 거리가 짧은 100야드 이내 실수는 16∼20%로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43의 법칙’을 발견했다. 골프 스코어의 43%는 퍼팅이 차지한다는 의미다. 100타를 치는 골퍼는 43번 정도 퍼팅을 하고, 70타를 치는 골퍼는 30번 정도 퍼팅을 한다는 것이다. 짐 퓨릭이 PGA투어에서 꿈의 58타 기록을 세울 때 퍼트 수는 24개였다.
그리고 많은 공을 굴려보며 관찰한 결과 홀을 43㎝(17인치) 지나가는 정도의 스피드로 퍼팅할 때 홀에 볼이 들어가는 입사각이 가장 넓어진다고 주장했다. 펠츠는 골프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14년간 재직한 NASA를 1976년 그만 두고 쇼트 게임 교습가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년 만인 1978년 그의 제자 앤디 노스(미국)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순식간에 유명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처음 데이브 펠츠 스코어링 게임스쿨을 연 펠츠는 미국 전역에 9개의 쇼트게임 스쿨을 운영했다. 하루 레슨비가 2만 달러(약 29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그가 저술한 ‘쇼트 게임 바이블(Short Game Bible)’ 1년만에 15만부가 팔리며 1999년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에 선정됐다.펠츠는 퍼터와 웨지의 스윙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연습기구와 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딴 발명가이기도 했다. 소렌스탐이 사용하며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된 캘러웨이의 오디세이 투볼 퍼터도 그의 작품이다. 양궁 과녁 같은 그림이 그려진 종이 테이프를 퍼터 페이스에 붙여 어느 곳에 임팩트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티처 퍼터(Teacher Putter)’도 그의 아이디어 제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