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 기사를 가리는 토너먼트가 곧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예선 대회 모습. /한국기원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 티켓을 잡아라.” 요즘 바둑 국가대표팀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남자 단체전 대표 선수 6명 중 개인전에도 나갈 2명을 가리는 결전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경기는 남녀 단체전 및 남자 개인전 등 3종목을 치른다. 국가별로 남녀 후보 1명 포함 6명, 4명으로 구성된다. 남자 개인전엔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남자 기사 2명은 대회 2관왕에 도전하게 된다.

“가까운 동료들이라 드러내 놓고 내색은 안 해요. 하지만 자주 열리는 대회가 아니다 보니 모두 개인전 출전 기회까지 잡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합니다.” 목진석 대표팀 감독이 전하는 선수단 분위기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은 희소성과 상징성에서 세계 메이저 타이틀 이상이다.

아시안게임 바둑 다관왕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의 박정환과 이슬아뿐이다. 이들은 당시 혼성 페어 부문에 출전해 우승, 단체전 포함 나란히 2관왕에 올라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엔 남자 개인전 아닌 혼성 페어 종목이 열렸다.

개인전 대표 선발 방식도 까다롭다. 티켓 2장 중 1장은 부동의 톱스타 신진서 몫이다. 남은 1장을 놓고 4월 초 발표할 새 랭킹 기준 서열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3번기로 겨루고, 그 승자가 2위와 결승을 치른다. 선발전은 4~5월 중 거행된다.

3월 랭킹 기준 남자 대표팀 서열은 신진서(1위), 박정환(2위), 변상일(3위), 신민준(4위), 김명훈(7위), 이지현(17위) 순이다. 한 단계라도 올라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랭킹 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병역 특례 대상이다. 광저우 대회 때 박정환과 조한승 등이 혜택을 봤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대표 6명 중 5명이 병역을 마쳤거나 해결됐다. 미필자는 신민준이 유일하다.

경쟁국들도 아직 개인전 출전자를 정하지 못했다. 중국은 판팅위, 커제, 양딩신, 구쯔하오, 리쉬안하오, 퉈자시 등 단체전 선수들이 선발전을 기다리고 있다. 단체전 일부 재선발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선수 선발전을 치렀다.

일본은 이치리키(기성), 시바노(명인), 이야마(본인방), 세키(천원) 등 타이틀 보유자 중심으로 단일 대회 역대 최강 팀을 꾸렸다. 대만은 대표를 재선발 중이다. 개인전 출전자 엔트리는 7월 15일 마감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경기는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개인전을 먼저 치른 뒤 남녀 단체전(9월 29일~10월 3일)을 거행한다. 경기 장소는 중국기원 항저우 분원 국제교류센터.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1년가량 연기됐다.

한국의 목표는 3종목 모두 석권이다. 목진석 감독은 “재선발은 없다. 개인전 출전자 결정 후 5월경부터 본격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라며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치고 최대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