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전인 KB한국바둑리그가 시간패를 둘러싼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23일까지 치른 올해 대국 286판 중 무려 8%에 가까운 22회에서 시간패가 발생했다. 시계가 멈췄음에도 끝까지 진행해 논란을 부른 경우는 포함되지 않은 비율이다.

23일 밤 의정부 대 합천전에선 두 판이 ‘타임 아웃’ 후 10여 분 만에 재개됐다. 흐름이 끊기고 대국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판정을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 일부 네티즌 댓글엔 ‘시간패 리그’란 비아냥까지 등장했다.

올해부터 선수가 직접 시계를 누르면서 시간패가 폭증했다. 작년까지는 계시원이 하던 일이다. 시간 누적 방식(피셔 방식)임에도 종전 습관이 남아 ‘아홉’에 착점하는 일부 기사의 습관이 도마에 올랐다. 피셔 방식용으로 개발해 올해 처음 사용한 시계 결함 탓이란 얘기도 나온다.

바둑TV는 25일부터 한 주간 종전 아날로그형 시계를 사용하면서 원인을 파악, 30일까지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기기 점검 외에 현장 카메라 증설, 심판 권한 재설정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