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바둑의 간판 최정(28) 9단이 일본 바둑계 천재 소녀로 불리는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을 물리치고 다섯 번째 여자기성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정은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기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1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최정은 결승 3번기에서 1국을 내줬으나 2국과 3국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종합 전적 2대1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통산 33번째 우승으로, 국내 여자 바둑 최다 타이틀 횟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날 최종국에서 흑을 쥔 최정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포석을 펼치며 우세를 잡았다. 중반 우변에서 미세한 우위를 확보한 뒤, 후반에는 상대의 실수를 낚아채 백 대마를 포획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최정은 “이번 결승 3번기 중 오늘 바둑 내용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며 “스미레 3단은 이적 초기와 비교해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 같다. 아직 어린 기사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예측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스미레 3단은 지난 3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적 후 첫 공식 타이틀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미레는 “결과는 아쉽지만 최정 9단과 대국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미레는 12일부터 열리는 제29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에서 김채영 9단을 상대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여자기성전은 국내 여자 바둑 대회 중 최고 상금을 자랑하며, 우승 상금 5000만원과 준우승 상금 2000만원이 걸려 있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40초 3회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