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원투펀치’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15년 만에 같은 날 동반 승리를 합작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김광현은 밀워키전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동반 승리투수는 2005년 8월25일 샌디에이고 박찬호와 뉴욕 메츠 서재응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당시 박찬호는 휴스턴전 5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시즌 11승째를 올렸고, 서재응은 애리조나전 7이닝 7피안타 2무사사구 2실점으로 6승째를 따냈다. 그로부터 15년의 시간이 흘러 KBO리그 출신 류현진과 김광현이 3전4기 끝에 한국인 빅리거 동반 승리투수라는 역사를 같이 썼다.

류현진과 김광현 모두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2경기 67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72개로 FA 이적 첫 해부터 1선발 몸값을 톡톡히 했고, 빅리그 데뷔 시즌인 김광현은 8경기(7선발) 39이닝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 탈삼진 42개로 연착륙했다.

운동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피칭 연구소를 운영하기도 했던 ‘투수 전문가’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이날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류현진과 김광현의 성공 이유를 기술에서 찾았다.

최원호 대행은 “류현진은 우리나라에서 빠른 볼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빠른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커맨드, 타이밍으로 타자와 승부하는 기술이 좋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구위만으로 치기 어려운 투수였다. 지금은 투수로서 기술력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광현에 대해서도 최 대행은 “원래 구위가 좋은 투수였는데 지금 스피드를 보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떨어졌다. 그런데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다. 본인이 미국에 대한 생각으로 미리 대비한 느낌이다. 최근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전 세계 최고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하는 것을 보면 테크닉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김광현이 89.8마일, 류현진이 89.7마일로 약 144~145km 수준. 500구 이상 던진 전체 투수 144명 중 130~131위로 느린 축에 속한다. 김광현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 한국에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147km)보다 느려졌다.

30대 초중반 나이를 감안해도 구속을 더 낼 순 없지만, 향상된 투구 기술을 바탕으로 빅리그 타자들을 호령하고 있다. 15년 만에 역사를 쓴 류현진과 김광현의 2020년이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