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경산, 손찬익 기자] 야구에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야구 규칙에 나와 있지 않지만 선수들이 서로를 위해 지키는 일종의 문화다.

타자가 홈런 타구를 감상하지 않기, 퍼펙트 게임이나 노히트노런 중인 투수에게 경기 후반 번트 대지 않기,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번트 또는 도루를 하지 않기 등이 대표적이다. 불문율을 어길 경우 보복을 한다. 상대를 일부러 맞히는 위협구가 대표적이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퓨처스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상호 합의 하에 야구의 불문율을 적용하지 말자는 이색 제안을 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한 시즌을 치르며 느낀 게 퓨처스리그는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게 주된 목적인데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 등 매너를 중요시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이어 "어떻게 보면 도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점수 차 때문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난다. 투수도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점수 차가 크면 무덤덤하게 상대 타자와 승부한다. 선수의 성장 기회를 빼앗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타 구단들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개선이 가능하다면 개선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보다 수준 높은 리그가 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치아이 감독은 "퓨처스리그와 달리 낙동강 교육리그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를 대주자로 기용하고 수비할 때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견제도 많이 한다. 그렇게 해야 투수도 슬라이드 스탭에 더 신경 쓰게 된다. 타 구단들과 이야기해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퓨처스리그는 승패보다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초점을 맞춘 만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