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말 그대로 인생역전에 코리안드림을 완성했다. KBO리그 입성 4년 만에 연봉은 미국에서 받던 연봉의 6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34)는 장수 외국인 선수의 발자취를 밟고 있다. 그리고 장수 외국인 선수들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루친스키는 지난해 12월 21일 NC와 4년째 동행을 결정했다. 총액 2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공식 발표 총액 기준으로 역대 3번째로 200만 달러를 찍은 선수가 됐다. 2017년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가 연봉 만으로 210만 달러를 받으며 역대 최고액 외국인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가 총액 2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70만 달러)을 수령한 바 있다. 당대 최고 외국인 선수들만 받을 수 있는 ‘200만 달러’의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4년 간 총액 620만 달러를 받은 루친스키다. 2019년 계약 첫 해 100만 달러를 시작으로 140만 달러, 180만 달러, 200만 달러를 받으며 연봉이 수직 상승했다. 인센티브 달성 여부에 따라 최종 수령액수는 달라지겠지만 이 역시도 역대급 금액이 틀림없다.

현재로서 ‘공식적으로’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외국인 선수는 니퍼트로 624만 7000달러다. 하지만 2014년까지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가 있었다. 축소 발표가 일상이었다. 공식 발표액보다 실 수령액은 높았다. 니퍼트가 실제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1000만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제 루친스키가 니퍼트의 자리를 위협한다. 공식 발표액 기준으로는 니퍼트의 기록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후에도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루친스키는 니퍼트의 실 수령액 만큼 벌어들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졌다.

말 그대로 KBO리그를 선택하고 루친스키의 인생은 활짝 폈다. 한국 무대를 밟기 직전 소속팀이던 2018년,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고 6월에 정식 콜업됐다.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전환이 됐고 그 해 32경기 등판했다. 프로스포츠 연봉 통계 사이트인 ‘스포트랙’에 의하면 루친스키의 실 수령 연봉은 35만1600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최저 연봉 54만5000만 달러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등록일수에 따라 조정된 금액이었다. 현재 200만 달러를 받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현재 연봉은 4년 전보다 약 6배나 껑충 뛴 금액이다.

사실 루친스키가 입단한 뒤 우려 섞인 시선들도 있었다. 한국에 오기 직전 보직은 대부분 불펜 투수였다. KBO리그에서는 이닝 이터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선발 경험이 부족했다. 스태미너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시즌 시작을 앞두고도 투구 템포에 대한 지적까지 있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교정을 받으면서 루친스키는 ‘언터쳐블’ 외국인 선수로 거듭났다. 4년간 90경기 43승24패 평균자책점 3.09(539이닝 185자책점)을 기록했다. 등판 경기, 이닝, 다승 모두 같은 기간 1위다. 그리고 이제 루친스키는 NC의 구단 역사에 도전한다.

니퍼트만큼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날린 에릭 해커의 NC 외국인 선수 최다승(56승) 기록 경신이 눈앞이다. 해커는 2013년 NC의 창단부터 2017년까지 함께했다. 현재 43승을 거두고 있는 루친스키는 14승을 거두면 해커를 뛰어넘어 NC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쉽지 않은 승수이긴 하지만 루친스키의 투구 내용이 이어지고 박건우, 손아섭의 합류로 한층 탄탄해진 타선의 도움을 받는다면 연내에 달성하지 못할 목표도 아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