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장거리 수영 간판 김우민(22·강원도청)이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800m를 제패했다. ‘금빛 역영’을 펼치며 한국 선수단 중 두 번째로 수영 경영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김우민은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800m 결선에서 대회 신기록(7분46초03)으로 정상에 올랐다. 기존 대회 기록 보유자는 다름 아닌 항저우가 고향이기도 한 ‘중국 수영 영웅’ 쑨양(32·7분48초36)이었다.
5번 레인을 배정받은 김우민은 첫 50m부터 1위(26초11)로 통과했다. 처음부터 힘을 너무 빼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역영하며 그대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2위와는 몸 하나 이상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페이스를 뽐냈다.
2위는 자유형 1500m 우승자인 중국의 페이리웨이(20·7분49초90)였고, 응우옌후이호앙(23·베트남·7분51초44)이 동메달을 챙겼다. 페이리웨이에 밀려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김우민은 자유형 800m에선 정상의 공기를 만끽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틀 전 계영 800m에서 세 번째 영자로 나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계영 종목 금메달을 합작한 그는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수집했다. 앞서 동료 황선우(20·강원도청)가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를 석권하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 첫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다만 김우민은 29일 또 다른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를 남겨두고 있어 대회 ‘3관왕’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경기 후 김우민은 “쑨양 선수의 대회 기록을 갈아치우고 목표했던 기록 단축에 성공해서 정말 좋다”며 “자신을 믿고 훈련했는데, 그 훈련 과정이 빛을 발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3관왕’을 꼭 이루고 싶다. 자유형 400m는 제일 애정이 가는 종목”이라고 했다.
남자 자유형 800m는 1951년 뉴델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질 정도의 ‘신생 종목’이다. 두 대회에서 한국은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김우민은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한국인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한편 한국은 이날 남자 접영 50m에서 백인철(23·부산시중구청)이 금메달, 여자 평영 200m에서 권세현(24·안양시청)이 은메달, 황선우(20·강원도청)가 포함된 남자 계영 400m 대표팀이 은메달, 여자 계영 800m 대표팀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태까지 수영 경영 종목에서 수확한 메달은 총 18개(금메달 5개·은메달 4개·동메달 9개)로, 그동안 역대 최고였던 2010 광저우 대회 성적(금메달 4개·은메달 3개·동메달 6개)을 훌쩍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