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가 우승을 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롤러스케이트 간판 정병희(24·충북체육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부문 제외+포인트(EP) 1만m 정상에 올랐다.

정병희는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피드 스케이트 EP 1만m에서 19점을 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장전하이(14점)가 2위, 한국 최인호가 3위(11점)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P 1만m는 200m짜리 트랙을 50바퀴 도는 동안 특정 바퀴째에 순위권에 든 선수들이 포인트를 받고 가장 뒤에 있는 선수는 탈락하는 경기 방식이다. 종이 울리고 돌아오는 바퀴에서 1·2위에 자리한 선수가 각각 2점, 1점을 받고 마지막 바퀴에서는 1~3위가 각각 3~1점을 받아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정병희는 경기 초반 신중하게 탐색전을 벌이다가 중반부터 스피드를 끌어올려 후반에 점수를 따냈다. 그는 마지막 바퀴에서 15분39초857로 결승선에 가장 먼저 골인하며 가장 큰 점수(3점)를 챙기면서 장전하이를 5점 차로 따돌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정병희(왼쪽)과 동메달을 건 최인호. / AP 연합뉴스

정병희가 처음 롤러를 신은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먼저 롤러를 타기 시작한 그의 친형 정병관의 영향을 받아서였다. 정병관은 2015년 세계선수권 주니어 금메달리스트다.

정병희는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국내 대회를 휩쓸며 롤러 간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2018 대회에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선수단에 귀중한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롤러스케이팅은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이 됐다. 롤러스케이팅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다시 채택됐다. 정병희의 금메달은 광저우 대회 손근성과 안이슬, 우효숙 이후 13년 만에 롤러스케이팅에서 나온 금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