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컬링 믹스더블(혼성) 대표팀 김경애(강릉시청)-성지훈(강원도청) 조가 시원한 샷 감각으로 홍콩을 압도하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김경애-성지훈 조는 7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컬링 믹스더블 플레이오프(PO)에서 홍콩의 훙링웨-옌 마틴 조를 11대4로 완파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경애와 성지훈은 완벽한 샷 호흡과 전략적인 운영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전날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4-6으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설욕전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첫 엔드부터 흐름은 한국이 잡았다. 상대가 유리한 후공에서 시작했음에도 김경애-성지훈 조는 정확한 샷과 강한 압박 수비로 홍콩의 실수를 유도하며 1점을 스틸했다.
이어진 2엔드에서는 3점을 스틸,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성지훈이 던진 스톤이 정중앙 버튼을 차지하면서 홍콩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3엔드에서도 ‘찰떡 호흡’의 연속이었다. 성지훈이 상대 스톤을 완벽히 쳐내며 유리한 포석을 만든 뒤, 김경애가 정교한 컨트롤로 추가 스틸을 성공시키며 2점을 더했다. 스코어는 단숨에 6-0.
반면, 홍콩은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상대 옌 마틴은 연이은 실수에 답답한 나머지 브룸(빗자루)으로 링크를 내리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4엔드에서 홍콩은 후공을 살려 3점을 따내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김경애-성지훈 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5엔드 후공에서 2점을 추가하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승부를 걸어야 했던 홍콩은 6엔드에서 승부수로 파워 플레이를 띄웠다. 믹스더블 경기에서 각 팀이 한 번씩 사용할 수 있는 파워 플레이는 기존 중앙 배치 대신, 코너에 스톤을 배치해 공격적인 득점을 노리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국은 철저한 수비 운영과 상대 스톤 제거 능력으로 홍콩의 시도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결과는 단 1점 실점. 홍콩이 바라던 대량 득점은 없었다.
7엔드, 이번엔 한국이 후공을 활용해 파워 플레이를 사용했다. 상대의 스톤을 하나씩 제거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3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홍콩은 8엔드를 포기하며 경기가 종료됐다. 최종 스코어 11대4,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김경애는 이날 드로우(다른 돌에 부딪히지 않고 원하는 지역에 돌을 정확하게 보내는 샷) 성공률 86%, 테이크아웃(상대편의 돌을 맞혀서 걷어 내거나 다른 위치로 보내는 샷)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거의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성지훈 역시 드로우 85%, 테이크아웃 81%로 맹활약했다. 반면, 홍콩의 옌 마틴은 성공률 30%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승리를 거둔 김경애-성지훈 조는 이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의 한위-왕즈위 조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전날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패했던 한국은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