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겨울 스포츠 축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개회식을 갖고 정식 출발을 알렸다. 14일 폐막식까지 8일간 열전이 펼쳐진다. 하얼빈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건 199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장을 새롭게 단장했고 개막식장 전체에는 120만 개 작은 눈송이 설치물이 배치되어 장대한 겨울 왕국을 연출했다.

화려한 개막 공연 -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개막 공연이 무대를 수놓고 있다. 무대 중앙에 커다란 빙등(氷燈)이 빛나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식은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 센터를 중심으로, 빙설대세계(아이스 앤드 스노 월드)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빙설대세계는 빙설 테마파크로, 이곳에서 열리는 빙설제(氷雪祭)는 세계적인 규모 겨울 축제다. 저우웨이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대규모행사부국장은 “하얼빈, 중국, 아시아 지역별 특징을 중심으로 얼음과 눈의 꿈 속에서 손을 잡고 걷는 이야기”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개회식 총감독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을 맡은 샤샤오란이다.

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이다. 9회째다. 원래 2021년 예정이었으나 개최지를 구하지 못하고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아예 미뤘다.

한국은 개회식에 전체 34국 중 열세 번째로 행진했다. 아이스하키 이총민(블루밍턴 바이슨스)과 컬링 김은지(경기도청)가 기수로 나섰다. 북한은 다섯 번째로 입장했다. 이번 대회 전체 참가 선수단은 34국 1275명. 역대 최다 규모다. 11종목 64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은 222명 선수단(선수 148명)을 파견해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회식에 앞서 열린 쇼트트랙 예선과 준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은 전원 상위 라운드에 진출, 가볍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

최민정(27·성남시청)이 7일 오전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2분31초80으로 조 1위를 기록했고, 김길리(21·성남시청) 역시 2분43초 기록으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심석희(28·서울시청)는 중국 양진루에 이어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남자부에서도 박지원(29·서울시청)이 2분21초11로 1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장성우(23·화성시청), 김건우(27·스포츠토토) 역시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대표팀은 이어 열린 남녀 500m, 1000m 예선에서도 모든 선수가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여자부 500m에서는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이 모두 예선을 통과했다. 남자부에서도 장성우, 박지원, 김태성이 무난히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최민정은 여자 500m 예선 3조에서 43초321 기록으로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해 판커신(중국)이 2017 삿포로에서 썼던 아시안게임 기록(43초371)을 8년 만에 경신했다. 그는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는데, 예선 때 좋은 기록이 나왔다”면서 “예선은 예선일 뿐, 내일도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000m에서도 심석희, 김길리, 최민정이 각각 조 1위를 차지했고, 남자부에서는 박지원, 장성우, 김건우가 준준결승에 올랐다.

김건우, 김태성, 심석희, 노도희(화성시청)가 출전한 혼성 2000m 준준결승 3조에선 싱가포르와 인도를 가볍게 제치며 조 1위에 올랐다. 이어 열린 준결승에선 박지원, 장성우, 최민정, 김길리가 나서 조 1위로 통과했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대표팀 김경애(강릉시청)-성지훈(강원도청) 조는 이날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믹스더블 준결승에서 예선에서 무릎을 꿇었던 중국 한위-왕즈위 조에 8대4로 설욕했다. 8일 결승에서 일본 고아나 도리-아오키 고 조와 맞붙는다.

남자 아이스하키에서도 승전보를 전했다. 김우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하얼빈체육대학 학생빙상장에서 열린 예선 A조 경기에서 일본에 5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아이스하키 한일전에서 1982년 이후 34년간 1무 19패에 그치다 2016년 첫 승리를 거둔 뒤 4연승을 달렸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번에 다시 승리를 쟁취했다. 하키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최근 세대교체 성공으로 경쟁력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3연승을 올린 한국은 8일 태국을 상대로 4연승을 노린다.

8일부터 본격 메달 경쟁이 시작된다. 17개 금메달이 이날 걸려 있다. 한국은 컬링 믹스더블(혼성),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남녀 500m, 1500m, 스피드 스케이팅 남녀 1000m와 1500m 등에서 금메달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