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아시안게임은 개최국 홈 어드밴티지가 남다른 대회다. 지금까지 9번 열리는 동안 1999년 강원 대회를 제외하곤 모두 개최국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4번(삿포로 3번, 아오모리 1번), 중국 3번(하얼빈, 강원, 창춘), 카자흐스탄(아스타나-알마티)이 1번 1위를 나눠 가졌다. 카자흐스탄이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자국에 유리한 종목을 신설하고, 경쟁국들에 불리한 종목을 제외하는 수법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한중일이 잘하는 컬링과 스노보드를 없애고, 스키 오리엔티어링(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정한 지점을 찾아가는 설상 종목), 밴디(축구와 아이스하키를 접목한 종목) 등을 신설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장거리 종목(남자 1만m, 여자 5000m)을 부활시키고 1000m 종목을 제외했다. 스키 오리엔티어링에는 금메달을 8개 배정해 석권했다. 결국 카자흐스탄은 금메달 32개를 따내 일본(금 13), 한국(금 13), 중국(금 11)을 제쳤다.
이번에도 개최국 중국이 경기 운영 방식과 종목 편성에 이르기까지 홈 텃세를 부린다는 지적이 많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을 없애고, 올림픽 종목이 아닌 스피드스케이팅 100m를 도입한 게 그 사례다. 심판 판정 ‘홈 콜’은 덤이다.
쇼트트랙에서도 경기장 트랙을 좁혀 아웃 코스 추월에 능한 한국 선수들을 견제했고, 이를 간파해 미리 달려보려는 한국 선수들에게 훈련 시간을 오후에 배정하는 ‘심술’을 부렸다. 중국 선수들에겐 오전 시간에 훈련할 수 있도록 해줬다. 쇼트트랙 3관왕 최민정(27)은 “오전 훈련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내비쳤다. 김길리(21)도 “오전 경기가 익숙하지 않아 긴장됐지만,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오전에 빙판을 달린 건 혼성 계주 2000m 결선으로 실전이었다. 그럼에도 한국 쇼트트랙은 금 6개를 휩쓸며 원조 강국 지위를 지켰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m에서도 이나현과 김민선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중국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4~6위에 그쳤다. 다만 남자 100m에선 중국 고위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하얼빈 대회에선 쇼트트랙 전이경이 1위로 골인하고도 중국 양양에게 금메달을 내준 적이 있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중국 주심은 0.02초 차로 양양이 앞선 것으로 판정을 내렸다. 2007년 창춘 대회에선 쇼트트랙 편파 판정이 도마에 올랐고, 아이스하키 한중전에서는 중국이 자국 심판을 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