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패럴림픽에서 53년 만에 노메달을 기록했다.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공사)-조장문(55·광주시청) 조는 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양궁 혼성 단체 리커브 오픈 8강전에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의 마르가리타 시도렌코-키릴 스미르노프 조에 세트 스코어 2대6(29-28 33-34 29-34 30-37)으로 패했다.
이날 오전 16강전에서 태국을 세트 스코어 5대4로 극적으로 꺾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도쿄패럴림픽을 메달 없이 마무리했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양궁이 노메달에 머문 건 첫 패럴림픽 출전이었던 1968 텔아비브(이스라엘)대회 이후 53년 만이다. 1972 하이델베르크대회부터 2016 리우대회까진 쭉 메달을 획득했다.
조장문이 1세트에서 5점을 쏘며 실수했지만 RPC 역시 3점에 쏘는 큰 실수를 범해 29-28로 승리했다. 운이 따랐다. 그러나 이후 RPC는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김민수는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하니까 몸이 많이 떨려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도 “아쉬움이 많지만 많이 경험하고 알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2024 파리패럴림픽에선 좋은 성적을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장문은 53년 만의 노메달에 대해 “우리 한국 패럴림픽 양궁이 나이들이 많다.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김민수를 가리키며 “남자는 세대교체가 됐지만 다른 부분(여자)이 안 됐다”고 했다.
한국 선수단 전체에서 최고령인 김옥금(61·광주시청)을 비롯해 조정문, 최나미(55·대전시체육회), 김란숙(54·광주시청)까지 양궁 여자대표팀의 연령대는 50~60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조장문은 “연습한 만큼 성적이 안 나오니까 속상하다. 우리 남자선수들은 잘 쐈는데 내가 받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정말 바람과 날씨를 종잡을 수 없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경기했지만 이런 곳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노력만 하면 길이 보인다. 예전과 비교해서 (환경과 대우가) 많이 좋아졌다. 직장운동경기부도 있고,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월급을 받으면서 할 수 있다. 열심히 할 수만 있다면 도전할만하다”며 장애인양궁에 입문할 미래의 후배들에게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