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AFP연합뉴스

김하성(30)이 마침내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2900만 달러(약 4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30일(한국시각) ESPN과 MLB닷컴 등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레이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계약 조건은 2025년 1300만 달러, 2026년 1600만 달러에 추가 인센티브 200만 달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시즌 후 FA를 다시 선언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4년간 활약하며 4시즌 통산 타율 0.242, 47홈런, 2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6으로 활약했다. 특히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았고, 특히 2023년에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는 등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시즌 막바지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루 귀루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쳤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수술 이후 재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FA 시장에서 그의 가치는 기대보다 낮게 평가돼 결국 단기 계약에 만족해야 했다. ESPN은 “김하성이 수술 후 송구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며 “FA 시장에서 장기 계약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김하성이 레이스로 향한 것은 다소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 레이스는 MLB에서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앞세운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으로,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김하성이 2025시즌 팀 내 최다 연봉자로 계약을 맺으며 레이스의 타격과 수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스는 1998년 창단 이후 총 9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지난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80승82패)에 머무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야진 강화를 노리는 레이스 입장에서 수비력이 뛰어난 김하성은 적합한 영입 카드였다.

김하성은 레이스에서 활약한 네 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앞서 서재응(2006∼2007년), 류제국(2007∼2008년), 최지만(2018∼2022년)이 이 팀에서 뛰었다. 특히 최지만은 5년간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2020년)에도 기여한 바 있다.

김하성은 이번 계약에서 옵트아웃 조항을 얻어냈다. 2025시즌이 끝난 후 다시 FA 시장에 나설 수 있는 옵션으로 향후 더 나은 계약을 노릴 수 있다. 만약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내년 겨울 다시 FA로 나와 대형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은 지난해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22도루, OPS 0.700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까지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 타격 페이스가 다소 하락했다.

레이스는 올해 임시 홈구장을 사용한다. 기존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가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지붕이 파손돼, 2025시즌 동안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장인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