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첼시(잉글랜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제재를 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과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티아구 시우바(왼쪽부터)가 17일 릴과 벌인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는 모습./AFP 연합뉴스

첼시는 17일 릴(프랑스)과 벌인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홈 1차전에서 2대0으로 이겼던 첼시는 1·2차전 합계 4대1로 앞서 8강에 올랐다.

첼시는 전반 38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지만 전반 추가 시간 크리스티안 풀리시치(24·미국)가 조르지뉴(31·이탈리아)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망을 가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첼시는 후반 26분 메이슨 마운트(23·잉글랜드)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33·스페인)가 오른 무릎을 갖다대 역전골을 터뜨렸다.

첼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6)가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시련을 겪고 있다.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영국 정부가 매각 차익이 아브라모비치에게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면서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 스폰서들도 하나둘 후원을 중단하고 있다. 첼시는 각종 수익 사업도 못한다. 기존에 판매한 정기 시즌권을 제외한 새 입장권을 판매할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도 홈팬들이 들어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니폼을 비롯한 상품들도 팔 수 없다. 선수단 원정 경기를 갈 때 2만 파운드 이내에서 경비를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이 자비로 항공료를 대겠다며 나서는 상황이다. 토마스 투헬(49) 첼시 감독은 경기 후 구단 주변 상황에 대해 “우리 모두 경쟁하는 사람들이고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첼시는 수십년간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며 “모두 뭉쳐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비야레알도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1·2차전 합계 4대1로 앞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야레알이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를 밟은 것은 2008-2009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비야레알은 후반 33분 제라르 모네로(30·스페인)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1-0으로 앞서 나갔다. 후반 40분 파우 토레스(25·스페인)이 추가골을 넣은 데 이어 아르나우트 단주마(25·네덜란드)가 후반 추가 시간 얻어낸 페널티킥까지 넣으면서 3대0으로 이겼다. 이탈리아 명문 클럽 유벤투스는 3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날 두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첼시와 리버풀, 맨체스터시티(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비야레알(이상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벤피카(포르투갈)가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별칭)’를 노린다. 8강 대진 추첨은 18일 오후 8시 스위스 니옹 UEFA 본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