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가 다음 달 막을 올린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이 클럽 대항전에 선을 보인다.

26일 새벽(한국 시각) 열린 조추첨에선 32팀이 4팀씩 8조(A~H)로 나뉘었다. 토트넘은 D조, 나폴리는 A조에 배정됐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조별리그에서 각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손흥민의 토트넘, 조 1위도 가능

토트넘은 2018-2019시즌 준우승, 2019-2020시즌 16강 이후 세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다. 2020-2021시즌은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유로파리그 16강에서 멈췄고, 2021-2022시즌은 유로파리그보다 격이 떨어지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한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를 하며 이번 챔피언스리그 자동 출전권을 따냈다.

2022-2023 UEFA 챔피언스리그 조편성

조 편성 결과는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D조 1번 시드 격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5월에 끝난 2021-2022 유로파리그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자국 분데스리가에선 18팀 중 11위에 그쳤다. 지난 5시즌 동안 UEFA 클럽 대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정하는 유럽 클럽 랭킹도 26위다. D조에선 토트넘의 유럽 클럽 순위(14위)가 더 높다. 같은 조의 스포르팅 CP(포르투갈)가 28위,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프랑스)가 38위다. 스포르팅과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 자국 리그에서 2위를 했다. 특히 스포르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영입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알려졌다. 호날두는 2002년 스포르팅에서 프로에 데뷔해 통산 698골이라는 경력을 쌓았다. 그가 20년 만에 복귀할 경우 손흥민과 대결하게 된다. 마르세유도 칠레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인 알렉시스 산체스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김민재의 나폴리(유럽 클럽 25위) 는 16강 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리버풀(유럽 2위), 네덜란드 리그 최강자 아약스(15위),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팀 레인저스(33위)와 겨뤄야 한다. 리버풀에는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른 모함마드 살라흐가 뛰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인터 밀란이 몰린 C조는 ‘죽음의 조’로 꼽힌다. 2019-2020시즌 바이에른의 우승에 앞장섰던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지난달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지 약 두 달 만에 친정팀과 싸우게 됐다.

◇32팀이 2조7000억원 나눠 갖는 ‘돈잔치’

챔피언스리그는 지상 최대의 축구쇼일 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걸린 비즈니스 무대이기도 하다. 매년 2조7000억원가량의 돈을 참가 팀들이 나눠 갖는 구조다. 조별리그에 참여하는 순간 1564만 유로(약 208억원)를 보장받는다. 조별리그에서 1승을 거둘 때마다 280만 유로(약 37억원)가 추가된다. 16강전부터 진행되는 단계별 토너먼트를 통과할 때도 두둑한 수당이 뒤따른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모두 승리하며 우승컵을 차지할 경우 상금 총액은 약 8500만 유로(약 1130억원)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대결하는 UEFA 슈퍼컵에 나가며, 여기에도 출전·승리 수당이 있다.

또 챔피언스리그에 참여하는 32개 클럽은 지난 10년간 UEFA 클럽 대항전에서 얻은 점수 순위에 따라 분배금을 받는다. TV 중계권료 역시 성적에 따라 32팀에 차등 지급된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상금과 분배금 등을 더해 총 1억4000만 유로(약 1861억원)를 벌어들였다.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은 어떨까. 올해 11월 카타르 대회 우승 상금이 4200만 달러(약 560억원), 준우승 상금이 3000만 달러(약 340억원)다. 조별리그 참가팀(900만 달러·약 120억원)부터 3위(2700만 달러·약 360억원)까지 단계별 상금이 있다. 대회 준비금 150만 달러(약 20억원)는 모든 팀이 받는다.

상금·분배금 등 참가 팀에 돌아가는 돈의 규모로만 따지면 4년에 한 번인 월드컵보다 매 시즌 열리는 챔피언스리그가 훨씬 매력적이다. 빅 리그의 명문팀들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