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의 ‘혹사’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FIFPro)은 16일 “이번 시즌 김민재는 뮌헨과 한국대표팀에서 약 55경기를 뛰었다. 지난 겨울 20경기를 연속으로 뛰었고 평균 3.7일만 쉬었다. 여기에 20차례 해외이동을 했고 그 거리는 7만4000km 정도다. 이는 지구 둘레의 두 배에 해당하는 거리”라며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건염을 앓고 있다. 그가 뛴 경기 수와 무관하지 않은 부상”이라고 전했다.
FIFPro에 따르면 김민재는 올 시즌 전세계 프로 선수들 중 5일 이내 간격 경기를 소화한 횟수가 가장 많다. 김민재는 총 20 경기를 5일 이내 간격으로 뛰었다. 2위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는 브라질 공격수 호드리구(19회), 공동 3위가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활약하는 벨기에 수비수 제노 데배스트와 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데지레 두에로(이상 18회)다.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3개 대회에 나섰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다. 여기에 김민재는 지난해 9월과 10월, 11월 3차례에 걸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위해 한국과 중동을 오갔다. 지난 11월엔 한국에서 화요일 밤에 A매치를 뛰고, 금요일 밤에 소속팀 경기에 나선 적도 있었다. 수요일에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고 목요일에 훈련한 뒤 금요일에 바로 풀타임을 소화했던 것이다.
김민재를 도와줄 수비수들은 전부 다쳤다.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 날렸다. 그동안 김민재는 24경기를 전부 선발로 나섰다.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로 6경기 역시 모두 선발로 활약했다. 후반기에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알폰소 데이비스가 다쳤다. 그래서 최근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염, 허리 통증, 인후통까지 겹쳐 몸이 망가지고 있다.
김민재의 피로는 경기력 악화로 이어졌고, 사정을 모르는 현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민재는 지난 13일 도르트문트전에서 본인의 담당 공격수를 놓치는 바람에 헤더 골을 허용했다. 17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비슷하게 공격수를 놓쳐 헤더 골을 허용했다. 김민재가 두 경기 모두 실점 직후 교체돼서 실수가 더 부각됐다. 뮌헨 단장이 “김민재가 실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더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오프시즌인 올 여름 거의 쉬지 못한다. 한국의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두 경기, 그리고 곧이어 미국에서 벌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클럽월드컵이 끝나면 7월 중순이 되고, 한 달 뒤 다시 2025-2026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FIFPRO는 “김민재는 선수들이 얼마나 혹사에 노출됐는지 잘 보여주는 케이스이다. 만약 확실한 안전장치가 없으면 극단적인 과부하로 인해 선수가 망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