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왼쪽)와 손흥민. /로이터 연합뉴스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민재는 우리가 우승하는 데 반드시 기여할 선수다.”

뱅상 콤파니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17일 유럽축구연맹 8강에서 인테르에 합산 스코어 2대3으로 패배한 뒤 이렇게 말했다.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는 심적으로 힘든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지난 13일 라이벌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담당 공격수를 놓치는 바람에 헤더 골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공격수를 놓쳐 헤더 골을 허용하는 비슷한 장면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각종 매체는 김민재에게 최저 평점과 함께 ‘뮌헨 수비의 약점’ ‘집중력이 떨어졌다’ 등 혹평을 내놨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옹호한 것이다. 도르트문트전을 마치고도 콤파니 감독은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면서 김민재를 두둔했다.

마냥 제자를 감싼 것만은 아니다. 김민재의 몸은 장기간 혹사 탓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FIFPro)은 16일 축구 선수들의 피로도를 조명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면서 김민재를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FIFPro는 “이번 시즌 김민재는 뮌헨과 한국 대표팀에서 약 55경기를 뛰었다. 여기에 20차례 해외 이동을 했고 그 거리는 7만4000km 정도다. 이는 지구 둘레의 두 배에 해당하는 거리”라고 전했다. FIFPro에 따르면 김민재는 올 시즌 전 세계 프로 선수 중 5일 이내 간격을 두고 2경기를 소화한 횟수가 가장 많다. 총 20경기를 5일 이내 간격으로 뛰었다. 지난해 11월엔 화요일에 한국에서 A매치를 뛰고, 금요일에 독일에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민재를 도와줄 수비수들은 전부 다쳐서 부담이 더욱 크다.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후반기에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알폰소 데이비스가 다쳤다. 그래서 최근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염, 허리 통증, 인후통까지 겹쳐 몸이 망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오프시즌인 올여름 거의 쉬지 못한다. 한국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두 경기, 그리고 곧이어 미국에서 벌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다음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FIFPRO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없으면 극단적인 과부하로 인해 선수가 망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도 부상으로 시름 중이다. 발등 통증 탓에 중요한 경기인 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 몇 주 동안 통증을 참고 뛴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지난 11일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기 때문에 4강으로 향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러나 주장 손흥민이 결장하면서 토트넘은 공격 카드 하나를 잃은 채 나서야 하는 처지다.